윤홍근 정신과 전문의의 세바시 강연 내용입니다.
우리는 계속 두근거리는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진화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두근거리는 사랑을 오래 하는 것보다 살아남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도파민이 한 번 분출된 다음에는 억제성 물질을 분비합니다.
어쩔 수 없이 두근거림 활성화가 억제형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 시기를 우리는 권태기라고 부릅니다.
과학자들은 도파민이 빵빵하게 나오는 이 사랑의 유효기간을 3개월에서 3년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짧다고 생각하시겠지만 포유류라 이 정도입니다. 곤충 같은 경우는 교미 끝나면 바로 잡아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도파민과 억제물질은 전열기와 에어컨입니다. 이 과정이 반복적이 되면 지속적인 사랑이 됩니다.
그런데 이 반복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나옵니다. 본인만의 방어기제가 그것입니다.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한 방어기제는 다 다릅니다.
연락 끊고 잠적하거나, 산에 가거나, 술을 먹거나, 단것을 먹거나,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거나, 책을 읽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남 탓하거나 등등.
문제는 서로 방어기제가 같지 않아서 어려운 것입니다. 혼자 산에 가고 싶은 사람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을 생각해 보세요.
이 방어기제는 자신만의 오래된 습관이고 문화입니다. 변하기 어렵습니다.
권태기에 방어기제가 충돌할 때, 여섯 글자를 기억하세요. '내가 원하는 건.'
주어가 내가 되어야 합니다. 네가 주어가 되면 안 됩니다. 상대방의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나를 주어로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얘기하면서 점진적으로 바뀌어 갑니다. 상대방과 나, 서로가.
활성화시키는 도파민, 그 도파민의 반대 억제 물질, 권태기, 방어기제, 나를 주어로 하는 대화. 지속적인 사랑이 어려운 이유, 그럼에도 그것이 가능한 이유.
사랑이라는 것이 그렇군요. 전열기와 에어컨 켜고 끄고.
위 그래프를 보니, 성공 그래프가 생각납니다.
성공으로 가는 인생 그래프도 역시 곡선이며, 그 곡선 과정에서 만나는 많은 작은 성공과 실패들.
콩깍지는 무수한 작은 성공들이며, 권태기는 무수한 작은 실패들입니다.
사랑과 성공은 너무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