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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다정 씨 Jan 24. 2024

관계의 마음

당신과 나의 마음이 엇나갔던 그날

일에 치이고, 사람에 치이면

점점 힘에 부쳐 아무리 긍정적이었던 마음도

부정적으로 돌아서게 마련이다.

해야 할 일도 많은데 함께 일해야 하는 사람들과 감정이 뒤엉켜 

가만히 있어도 살이 쭉쭉 빠지는 그런 시간...


관계를 다져가는 과정에서 배움이 있다 해도

당장 눈앞에 상황은 아프고, 슬프고, 안타까웠다.

왜 이런 감정들을 겪으며 귀한 시간을 흘려야 하나 혼란스럽기도 했다.

일은 어렵지 않으나, 함께 하는 사람 때문에 힘이 들어 일까지 어려워지는 순간

모든 것을 내려두면서도 끝내 마음 한 구석에서 

그러면 안 된다, 안 된다... 나에게 외치는 소리를 애써 외면하며 

후다닥 정리하고는 오랜 시간 죄책감과 수치심에 

덜거덕 거리는 마음을 달래느라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다.


누군가는 그때 너무 미안했다며 그동안의 안부와 함께 마음을 전했고,

또 누군가는 내 귀에 들어올 것을 작정이라도 한 듯

여러 가지 뒷이야기를 흘리고 다닌다.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는 또 그렇게 마음을 태운다.


관계가 흩어지는 그 결정적 순간의 마음은 춥고 아리다.

그 마음에 온기를 잔뜩 부어 식은 마음을 녹이고 녹여내 

온전한 나로 돌아가려 애쓰는 삶에서 

가끔은 게을러도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그렇게 냉가슴을 쓸어내린다.


관계는 누구 하나의 원인이 아닌 서로의 마음이 도저히 만날 수 없어 시작되나

그것이 우리가 살아있다는 또 다른 증거이기도 하니

그냥 그렇게 또 흘러 흘러 어디선가 다른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음을 기대한다.

잡아도 잡히지 않고, 놓아도 놓아지지 않는 것이 삶이니

훗날 오늘 우리의 이야기가 또 다른 삶의 이야기로 연결될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은 이만 들숨, 날숨에 나를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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