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직장 동료가 내게 주로 하는 말이다. 동료는 분명 매일 출근해서 성실하게 일을 한다. 하지만 퇴근 후에도 집에서 업무를 보는 듯하다. 심지어 주말에도 일하느라 제대로 못 쉬는 거 같다.
이 동료가 한 번은 “난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시간을 아끼고 관리를 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난 내색은 안 했지만 흠칫 놀랐다. 아니 기겁을 했다가 더 맞는 표현 같다. 나와는 너무나 상이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더 그랬던 거 같다.
‘어떻게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시간 관리를 할까?’
‘어떻게 하는 것 없이 시간만 간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사실 시간 관리는 현대인에게 있어서 늘 뜨거운 이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시간을 아끼고 관리를 한다’고 자랑하는 직장 동료와 달리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시간 관리를 한다.
하루 24시간, 물리적인 하루의 수치이다. 하지만 시간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어떤 태도와 마음가짐으로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하루는 24시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된다.
수많은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다. 심지어 일정 수준 정도는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러한 자신감은 시간 관리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세 가지 기준 때문이다.
1. 지난한 일상 가운데 소소한 이벤트 만들기
2. 내일 일은 내일로 미루기
3. ‘카르페 디엠’
1. 지난한 일상 가운데 소소한 이벤트 만들기
지난한 일상 가운데 갑자기 생기는 소소한 일들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다람쥐 쳇바퀴 돌리는 일상에서 이러한 자극이 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거다.
나는 최근에 집앞 황금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코로나 19로 ‘확찐자’가 되고 나서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8년 동안 먼발치에서 올려다보기만 하던 산을 오르기로 결심했다. 일상 가운데 황금산 오르기라는 새로운 이벤트를 끼워 넣었다.
요즘은 정상까지 오르는 6가지 코스를 매일 바꿔가며 오르고 있다. 거창할 것도 없는 소소한 재미거리를 만들었을 뿐인데 퇴근 시간이, 주말이 기다려진다.
직장인은 업무시간 중, 업무와 관계없는 일을 적어도 20%는 한다는 한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내 상황과 비교해 봐도 정말 딱 맞는 말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나는 오후 4~5시면 대부분의 업무를 끝낸다. 퇴근까지 1~2시간의 시간이 남는다.
이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나는 이 여유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 요즘 나는 이 여유 시간을 독서와 글쓰기에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책과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며 사유의 지경을 넓힌다. 노트북 모니터에 한 줄 한 줄 채워지는 문장들로 마음이 들뜬다.
2. 내일 일은 내일로 미루기
오늘 해야 될 업무를 다 처리하고 나면 나는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다. 여유 시간이 생겼다고 해서 다음날의 일을 절대로 당겨서 하지 않는다. 점심시간 시작 5분 전, 퇴근 시간 5분 전에는 절대로 업무를 추가로 하지 않는다. 게다가 업무 외 시간에는 업무용 카카오톡 단톡 방의 글은 확인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일에 바로바로 대응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오늘의 소소한 즐거움을 내일의 일에 뺏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3. ‘카르페 디엠’
1990년에 개봉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고등학교 무렵 우연하게 접한 이 영화는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존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가르쳐 준 ‘카르페 디엠’은 내 인생 항로의 부표이자 시간 관리의 철학이 되었다.
내게 있어 시간 관리는 무언가를 더 성취하기 위함이 아닌,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함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