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ㅂ ㅏ ㄹ ㅐ ㅁ
Mar 02. 2022
'절실함이 사라진 걸까' 하는 의심 속에서도
막막할 때면 일단 아무 생각 없이 필사하면서
쓸모없는 생각을 밀어냈다.
필사를 하면서 알아간다.
나를 괴롭히는 것들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을 비집고 들어와
존재를 들어낸다는 것을.
그저 밑줄을 따라 적는 행위만으로도
내가 남긴 흔적 속에 책과 더불어
그 순간의 나도 남겨진다.
흩어진 나를 모은다.
박제가 아닌 책갈피라는
우아한 형태로_
절실함이 사라진 게 아니라
절실함이 일상에 녹아들어
습관이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