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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피성 Jul 05. 2022

박순용, '모든 것의 시작 제1계명'


책을 펼친 순간부터 다시 덮을 때까지 한 가지 질문 앞에 계속 서게 만든 책이다. "오로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그분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가운데 그분 안에서만 안전과 만족을 구하고 있니? 정말로 그러니?"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내 안에 은근히 자리 잡고 있고, 드러내고 싶지 않고, 없어지면 불안해할, 나의 우상을 보았다. '나는 우상을 섬기고 있지 않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이 없어졌다.


믿음이 없는 사람도 알고 있는 모세의 십계명. 그 첫 계명으로서 제1계명이 일반적인 시작의 의미로 이해하여 '모든 것의 시작'이라는 제목이 당연한 듯 다가왔지만, 책을 끝까지 읽어보니 왜 저자가 제목으로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했는지 충분히 알게 되었다.



1.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끊임없이 질문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대답 없는 독자에게 단서를 제공하고, 독자에게 충분한 결론에 이르도록 돕는다.


서문을 읽을 때, 늘 하던 대로 나만의 책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을 적어 놓고, 그 질문에 대해 유념하여 읽기를 다짐하고 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첫 1장(왜 제1계명이 모든 것의 시작인가?)을 읽으면서 나의 기본적인 질문이 의미 없음을 단번에 알 수가 있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질문하기 위해서 이 책을 쓴 것 같았다. 나는 책을 읽으며 계속되는 질문에 답을 해야 했다. 그리고 나는 우상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여겨졌던 내 안에 우상이 너무 많은 것 같아서, 결국 저자의 질문에 바로 답을 할 수가 없어서 부끄러워졌다.


저자는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을 둔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상 숭배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우상의 종류는 어떻게 되는지, 그중 가장 중요하고 기저에 있는 큰 우상이 무엇인지, 우상을 섬기게 되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우상을 섬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계속해서 독자인 내가 나를 점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에 답하며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어떻게 하면 제1계명을 지킴으로써 누릴 수 있는 참된 기쁨과 만족을 하나님 안에서 온전하고 풍성히 누릴 수 있게 되는지 알게 된다. 이렇게 저자는 충분한 결론에 이르도록 안내한다.



신자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제1계명을 지키지 위해 경성하며 믿음의 싸움을 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아는 사람이라면 부단히 자신을 점검해야 합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자기 점검의 기준은 표면적 신앙의 행위 정도에 머물지 않습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마음에서부터 계명을 지키는가를 묻습니다.
p.50, 모든 것의 시작 제1계명(박순용)



자신이 자아 숭배에 빠져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다음의 2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십시오.
  1. 나는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의 구분을 넘지 않고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그분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가운데 그분 안에서 안전과 만족을 구하고 있는가?
  2. 선과 악을 규정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이신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을 따라 살고 있는가?
p.143, 모든 것의 시작 제1계명(박순용)



2.


이 책을 읽으며 새삼스럽게 놀라며 깨닫게 되었던 점은 바로, 우상의 범주였다. 저자의 우상에 대한 정의처럼, 우상을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의 구분을 깨고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을 피조물에서 얻겠다는 것으로 정의하는 순간! 우상은 내 주변의 많은 것이, 아니 모든 것이 나에게 우상이 된다.


저자는 그 우상의 종류를, 존귀와 위엄의 우상(높은 자리, 교만), 능력의 우상(단연코 돈, 성공, 성취), 아름다움의 우상(외모, 이성, 성)으로 구분하지만, 결국 도저히 피해 갈 수 없을 우상인 바로 ‘나’라는 우상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결국 모든 우상의 기저에 '나'라는 우상이 떡 하고 자리 잡고 있음도 깨닫게 된다.


나는 하나님의 피조물에 불과한데, 하나님과 나와의 구분을 깨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을 마치 내게서 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기대하는 순간, 결국 나는 ‘나’라는 우상을 섬기는 것이 되고, 저자는 이 우상을 하나님 곁에 있는 가장 강력한 우상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 강력한 우상으로 인해 자기만족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지만 오히려 자신이 우상에게 속박되는 일이 발생한다고 경고하고, 이는 실제 내 삶에서도 늘 볼 수 있음에 놀라게 된다.


이렇게 놀라워할 찰나 저자는 다시 한번 나에게 점검할 기회를 준다. 우상 숭배의 특징(생기 없음, 어리석음, 무지, 공허함 등)이 내게서 발견되지 않는지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 내가 오랜 시간 느꼈던 생기 없는 무기력함, 아는 것 같아도 무지한 느낌, 제거할 수 없는 공허함 등이 모두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곁에 두어서가 아니었던가!



사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현재 믿고 의지하는 대상이 우상이라는 것을 모른 채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행동에는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의 구분을 깨고 하나님 안에서 얻을 것을 다른 것들을 얻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p.82, 모든 것의 시작 제1계명(박순용)


나라는 우상이 무너지기 전까지는 결코 영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반복해서 죄만 지을 뿐입니다. 동시에 자신이 죄 가운데 있다는 사실조차 파악할 수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는 참된 회개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상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아무리 오랜 시간 교회를 다닌다 할지라도 신앙의 진보를 경험할 수 없습니다.
p.145, 모든 것의 시작 제1계명(박순용)



3.


결국 많은 질문과 깨달음 아래, 결정적 질문 앞에 서게 된다. 결정적 질문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답에 '중간지대가 없다'라고 저자도 말한다.



우리는 하나님과 우상 중 어느 한쪽을 분명히 선택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도 섬기고 우상도 섬기려고 하지만, 실상 이는 우상을 섬기는 것입니다. ... 하나님이 주인이시거나, 아니면 우상이 주인이 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p.185, 모든 것의 시작 제1계명(박순용)



내가 바로 우상이라는 처참한 충격에 빠진 나에게 저자는 마지막 질문을 던지면서 동시에 제1계명을 잘 지키기 원한다면 날마다 기억하며 실천해야 할 4가지를 알려준다. 하나님을 알기 위해 힘쓰라, 하나님을 항상 의식하며 살라, 하나님을 선택하라, 하나님만 의지하고 하나님께 답을 구하라.


여기에 덧붙여 저자는 매우 중요한 한 가지 당부를 덧붙인다. 바로 하나님을 우상처럼 섬기지 말라는 당부이다. 하나님을 우상처럼 이용하려 했던 이스라엘을 예로 들어주지만, 멀리서 예를 찾지 않고 내 안에서 그 예를 바로 찾을 수 있다. 내 중심적으로 하나님을 이해하려 하고, 하나님을 내 방식대로 섬기고, 하나님을 활용의 대상으로 삼았던 '나'의 삶의 모습이 바로 그 예였다.


이 책을 읽으며, 하나님을 사모함만으로는 참된 믿음을 가지고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교회 공동체 안에 있으면서 하나님 곁에 우상을 두었기 때문에 하나님과 우상을 구별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는 것도 깨달았다. 결국 하나님을 올바르게 믿고 섬기며, 참된 기쁨과 만족을 하나님 안에서 온전히 누릴 수 있기 위해 마지막 질문 앞에 선다.


"오로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그분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가운데 그분 안에서만 안전과 만족을 구하고 있니? 정말로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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