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 예민하지만 둔감하기도 합니다
장을 담그는 햇수가 늘어날수록 소금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게 되더라구요,
장은 왜 짜야만 할까?
짜지 않게 장을 담가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처음 장을 담갔을 때 염도계 없이 물 몇 kg에 소금 몇 kg로 계산해서 소금물을 타 찍어 먹어보곤 '이 정도면 충분히 짜다!' 하곤 너무 싱거웠던 건지 나중에 고장난 장 고치느라 참 많이 애를 먹었다. 그다음 해에는 지난해에 탔던 비율대로 소금물을 만들고 염도계를 찍어보니 터무니없이 낮은 염도를 보곤 소금을 들이부었었다. 일반적으로 염도를 18% 정도로 맞춘다는데, 내가 장을 담그는 지역이 파주임에도 불구하고 18%로는 골마지 없는 깨끗한 장을 담글 수 없었다. 아무래도 평균 기온이 많이 올라서인지 나는 20% 이상의 염도로 담그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나는 충분히 짠 장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 된 것이다.
어육장 첫 해의 일이다.
땅에 묻은지 1년 되던 날 항아리를 땅 속에서 건져내고 뚜껑 비닐을 벗겨내는 순간 아 망했다 싶었다.
찰랑이는 장물 위에 느낌이 쌔한 하얀 막이 있었다. 알 수 없는 새콤한 냄새가 났고, 항아리 내부로 공기가 순환되자 알 수 없는 새콤한 냄새는 "아! 어쨌든 발효는 잘 된 것 같다"는 느낌의 냄새로 바뀌었다. 장물에서 메주 그리고 어육 건더기를 건져내고 어육 건더기를 다져 메주와 함께 치댄 뒤 새로운 항아리에 담아 다시 땅 속에 묻어 또 1년을 기약했다. 장물은 한 번 끓여 해가 잘 드는 곳에 두었다. 두어달쯤 지났을까? 간장독에 골마지가 하얗게 피기 시작하면서 주변에 파리가 꼬이는 것을 보자마자 다시 끓여 된장독 옆에 땅을 파고 묻어버렸다.
사실 이 어육장은 처음 장을 담갔을 때 그 해 봄에 담근 것이라 염도가 충분히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름 발효가 잘 되었던 것은 땅 속에서 낮은 온도 혹은 큰 변화 없이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깨끗한 장을 담그기 위해서는 염도보다는 온도가 중요하다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럼 네 짠 장은 어떻게 할껀데..
덧장을 해보자
해가 잘 드는 장독대에서 숙성 중인 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점점 짙어지고 수분은 말라가면서 "아... 이거 내가 담갔지만 좀 먹기 싫게 생겼다.."는 생각이 드는 비주얼로 변해간다. 마트에 파는 된장은 노~ 래 가지고 촉촉하니 딱 된장 그 자체인데, 내껀 뭐랄까 이건 집된장이니깐~ 스러운 생김새다. 덧장을 통해 노~랗고 짜지 않은 장으로 바꿀 수 있다.
백태를 물에 불려 압력솥으로 콩을 무르게 삶아 준비한다. 덧장용 콩을 무르게 삶아야 파는 된장처럼 내 된장도 물에 풀었을 때 국물의 탁도도 올라가고 바디감이랄까? 그게 생긴다. 메주가루를 사다 넣기도 하는데 나는 보통 덧장을 3-4년 이상 된 된장으로 하기 때문에 메주가루를 따로 섞진 않는다. 그 미만의 장이라면 메주가루를 섞어줘도 좋다. 그리고 이건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하는데 보리죽 혹은 찹쌀죽(밥)을 넣어야 한다. 거기에 고추씨가루를 섞기도 하는데 필수는 아니다. 깔끔한 기본 된장을 원한다면 된장에 무르게 삶은 콩+죽(밥)만 섞어주면 된다. 간이 전혀 없는 콩과 죽이 들어가서 짰던 된장이 아주 짜지 않은 된장이 되었다면 그때 나에게 적당한 염도가 되도록 소금을 첨가해 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