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송이

2026년 3월 5일

by 토사님


3월 5일의 꽃 — 백목련 · 비어 있음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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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은
봄이 화려함보다 먼저
맑은 품격으로 다가오는 날입니다.


가득 채워서 아름다운 것이 있고,
비워 두었기에 더 또렷해지는 아름다움도 있지요.
아직 잎 하나 없이
하얀 꽃만으로 하늘을 밝히는 나무—
백목련의 날입니다.


3월 5일에 태어난 당신께

백목련은
무언가를 많이 덧붙이지 않습니다.
초봄의 비어 있는 가지 끝에서
단정한 흰빛 하나로
충분히 자신을 드러냅니다.


당신도 그렇습니다.


말이 많지 않아도
존재의 온도로 기억되는 사람.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곁에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가지런해지는 사람.


당신은
세상을 대충 통과하지 않습니다.
쉽게 웃고 넘길 수 있는 순간에도
자기 안의 기준을 잃지 않고,
좋아하는 것과 지켜야 할 것을
조용히 오래 붙들 줄 압니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화려함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맑음에 있습니다.


오늘은
그 비어 있음의 품격이 태어난 날입니다.


백목련 (Magnolia denudata)

백목련은
이른 봄, 잎보다 먼저
큰 흰 꽃을 가지 끝마다 피워 올리는 낙엽교목입니다.
꽃잎은 두툼하고 부드러우며,
아래에서 보면
하늘로 향한 흰 잔처럼 보이기도 하지요.


아직 잎이 없기 때문에
꽃은 더 또렷하고,
그 또렷함은
화려한 과시가 아니라
깨끗한 존재감으로 다가옵니다.


꽃말은
고귀함, 숭고함, 자연의 사랑, 순결한 마음.


백목련은 말합니다.


“나는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하얗지 않다.
오히려
아무것도 숨기지 않은 채
맑게 서 있기 위해 하얗다.”


✦ 시 — 〈흰 잔〉

나무는
아직 아무것도 갖지 않은 듯 서 있었고


그 끝마다
흰 잔 하나씩을
하늘로 들어 올렸다


무엇을 담으려는 걸까


아마도

아마도
고요
아마도
말로 다 적지 못한
사람의 마음 같은 것


백목련 앞에서
나는
비어 있음도
충분히 품격일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 한 줄 주문

들숨에 맑음을, 멈춤에 품격을, 날숨에 하얀 고요를.


3월 5일은
무언가를 더 갖추어야만
빛날 수 있는 날이 아니라,
이미 가진 맑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는 날입니다.


백목련처럼,
오늘은
당신 안의 조용한 품격을
하얗게 피워 올려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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