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0일
오늘을 맞이하며,
나는 잠시 빛과 그림자 사이에 서 있습니다.
밤은 아직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고
아침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세상은 늘 이렇게
경계 위에서 새로워집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니고,
완전히 시작된 것도 아닌 그 사이에서
우리는 다시 숨을 고릅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서,
망설임과 용기 사이에서,
나는 조용히 한 걸음을 옮깁니다.
그래서 오늘 나는
결론을 서두르기보다
이 흐름 위에 나를 올려놓습니다.
1852년 3월 20일 — 해리엇 비처 스토의 『톰 아저씨의 오두막』 출간
그 한 권의 책은
단지 이야기를 담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야기 속에는
인간의 고통과 존엄,
그리고 자유를 향한 마음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책을 읽으며
단순히 내용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작은 울림들이 모여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게 됩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언제나 거대한 힘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건너가는 이야기라는 것을.
아침에 길을 걷다가
신호등 앞에 멈춰 섰습니다.
아직 파란불이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고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하늘을 보고,
누군가는 휴대폰을 내려다보고,
누군가는 아무 생각 없이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호가 바뀌자
모두가 함께 길을 건넜습니다.
그 짧은 순간이
이상하게도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삶은 때때로
혼자서만 가는 길이 아니라
이렇게
같이 건너가는 순간들로
이어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흐름을 믿는 마음을 주소서.
들이마십니다.
어제의 흔들림을.
잠시 머뭅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자리에서.
내쉽니다.
결론을 서두르려는 마음을.
가라앉게 하소서.
불안의 물결을.
맑아지게 하소서.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는 눈을.
오늘 내가 마주할 모든 일들 속에서
결과보다 관계를 먼저 생각하게 하시고,
성취보다 마음을 먼저 살피게 하소서.
나는 오늘
크게 변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삶은 언제나
하루하루의 작은 건넘 속에서
조용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녁이 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
서두르지 않았고
흐름을 따라 한 걸음 건넜다.”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끝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