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9일
오늘을 맞이하며,
나는 조금 덜 말하기로 합니다.
설명하려 하지 않고,
증명하려 하지 않고,
보여주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살아보기로 합니다.
삶은 때때로
큰 목소리보다
작은 숨결 속에서
더 또렷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잘 보이려 하기보다
잘 느껴보는 하루를
살아보고 싶습니다.
1945년 4월 29일 — 독일, 베를린에서 히틀러의 마지막이 다가오던 날
한 시대의 끝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지던 흐름도
결국은
다른 방향으로
조용히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알게 됩니다.
아무리 거대한 것도
영원히 붙잡을 수는 없으며,
삶은 언제나
흘러가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오늘,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주 짧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몇 초 동안
같은 공간에 서 있었습니다.
아무 말도 없었고,
아무도 서로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문이 열릴 때,
한 사람이
살짝 손으로 문을 잡아주었습니다.
아주 작은 동작이었지만,
그 다음 사람이
조금 더 편하게 나갈 수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 장면을 기억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느꼈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이렇게
작은 배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오늘의 기적은
어쩌면
그 ‘몇 초의 배려’ 속에 있습니다.
오늘,
조용히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주소서.
들이마십니다.
어제의 소란스러움을.
잠시 머뭅니다.
아직 가라앉지 않은 나를 느끼며.
내쉽니다.
나를 드러내려던 마음을.
나는 종종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나를 더 크게 만들려 했습니다.
더 잘 보이려고,
더 잘 보이기 위해
애썼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 합니다.
조용히,
천천히,
흐르는 쪽으로.
가라앉게 하소서.
나를 과하게 드러내려는 마음을.
맑아지게 하소서.
그대로 있어도 괜찮다는 평온을.
오늘 하루,
나는 크게 빛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대신
조용히 이어지겠습니다.
숨처럼,
흐름처럼,
누군가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저녁이 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
크게 말하지 않았지만
조용히 살아냈다.”
우리는 또 하루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증명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흐름 속에 머무는 사람으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