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12주 딥다이브
— 감정을 먹지 않고, 감정과 함께 숨 쉬는 법
우리는 자주 ‘배고픔’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을 먹습니다.
허전함은 간식으로, 외로움은 달콤함으로, 긴장은 씹히는 소리로 달래려 합니다.
하지만 감정은 음식이 아니며, 음식은 감정의 해결책이 아닙니다.
이 장은 바로 그 미세한 경계를 알아채고, 배고픔과 감정을 다시 분리하는 기술을 다룹니다.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생리적 행위가 아니라, 마음의 조용한 언어라는 사실을 다시 배우는 순간입니다.
식사 전 아주 작은 멈춤을 마련합니다.
숨을 하나 길게 들이마시고, 자신에게 천천히 묻습니다.
“나는 지금 진짜 배고픈가?
아니면… 외롭나? 피곤한가? 지루한가? 마음이 허전한가?”
이 질문은 단순한 자기 점검이 아닙니다.
감정을 ‘명명’하는 순간, 뇌에서는 충동의 불꽃이 자연스럽게 잦아듭니다.
감정의 이름은 욕망의 크기를 낮추고, 선택의 주도권을 되돌려줍니다.
“나는 지금 슬픔을 느낀다.”
“나는 지금 혼자라고 느낀다.”
그저 이름 붙이는 행위만으로도, 감정은 우리를 덜 흔듭니다.
우리는 이미 그 감정을 ‘살아낸’ 존재가 되기 때문입니다.
정서적 섭식의 핵심은 감정을 음식으로 덮는 패턴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른 길을 선택합니다.
숨을 4초 들이마시고, 2초 멈춘 뒤, 6초 길게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3문장의 감정 일기를 씁니다.
“나는 지금 ○○를 느낀다.”
“나는 이 감정으로부터 도망치지 않는다.”
“그리고 이 감정은 곧 지나간다.”
이 단순한 3문장이 감정과 음식을 분리하는 첫 연습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먹지 않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살아낸다’는 것을 배웁니다.
“나는 지금 슬픔을 느끼지만, 그 슬픔은 나를 삼키지 못한다.”
감정은 파도이지만, 우리는 해안입니다.
파도는 왔다가 가지만, 해안은 남습니다.
이제 감정은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에너지라는 사실을 이해합니다.
분수(分數) 인덕션으로 몸을 이완시키고,
감정이 몸 속에 고여 있는 ‘덩어리’가 아니라
통과하는 흐름이라는 이미지를 시각화합니다.
눈을 감고 상상합니다.
감정이 가슴에서 일어나는 작은 파동처럼 흔들린다.
그 파동은 천천히 내려앉고, 몸을 통과해 발끝으로 빠져나간다.
나는 그 파동을 억누르지 않고, 그냥 지나가도록 허락한다.
이 이미지 작업은 감정을 음식으로 눌러 덮는 습관을
‘감정을 흘려보내는 능력’으로 바꾸는 깊은 내적 훈련입니다.
“나는 감정을 먹지 않는다.
나는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그 감정은,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이 문장은 정서적 섭식의 반대편에 있는 새로운 삶의 리듬을 상징합니다.
우리는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대신 그 감정을 통과시키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음식이 감정을 대신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감정을 정확히 느끼는 능력이 식습관을 치유한다는 가장 근본적인 사실을 마침내 회복합니다.
— 식습관은 의지가 아니라, 환경의 디자인이다.
우리는 보통 식습관을 “주방에서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선택은 주방에 들어오기 전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마트에서, 손이 장바구니에 닿는 순간.
조리 도구를 잡는 순간.
외식 자리에서 “먼저 드세요”라고 말하는 바로 그 순간.
명절이나 여행에서 음식의 향기에 휘말리는 순간.
식습관은 의지가 아니라 환경 설계의 문제입니다.
환경을 바꾸면, 선택은 도와달라고 하지 않아도 스스로 바뀝니다.
이 장은 바로 그 ‘환경 재설계’를 본격적으로 다룹니다.
마트는 우리의 뇌를 자극하기 위해 설계된 공간입니다.
빛, 향기, 동선, 진열 방식까지 모두 과소비를 유도합니다.
따라서 장보기는 ‘의지 싸움’이 아니라 If–Then 설계 싸움입니다.
If 마트에 들어간다면
Then 장바구니를 반쯤만 채운다.
장바구니를 반만 채우는 이 작은 원칙은 두 가지를 바꿉니다.
구매량이 물리적으로 제한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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