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면 단속 카메라의 추적 거리·AI 분석 기술, 도로의 질서를 다시 쓰다
지난주, 평소처럼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 김현수 씨는 평소보다 살짝 긴장된 얼굴이었습니다. 얼마 전, 제한속도 표시 구간에서 브레이크를 밟고 카메라를 지났지만 며칠 뒤 우편함에는 과태료 고지서가 도착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속도 줄였는데 왜 찍혔지?” 김 씨가 의아해한 이유, 그 답은 카메라 ‘뒤쪽’에 숨어 있었습니다.
카메라 지나도 안심 금지… 추적 레이더의 눈
최근 전국 도로에 확대 설치 중인 후면 단속 카메라는 단순히 차량의 ‘순간 속도’만 찍는 게 아닙니다. 차량이 카메라를 통과한 이후에도 최소 20미터, 길게는 100미터 가까이 주행 속도를 계속 추적하는 ‘추적 레이더(Tracking Radar)’ 기술이 적용돼 있습니다.
이 덕분에 단속 지점 앞에서만 감속하고, 통과하자마자 다시 속도를 높이는 ‘캥거루 운전’은 이제 통하지 않습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평균 속도를 기반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구간 전체에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단속을 피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대구·파주 등 시범 설치 지역에서는 과속률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밤에도 다 본다” AI가 잡아내는 헬멧 미착용
새로운 단속 카메라는 이륜차 운전자의 헬멧 착용 여부까지 자동으로 감지합니다. AI가 후면 번호판 촬영 영상을 분석해 운전자와 동승자가 헬멧을 제대로 착용했는지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적외선 촬영 기능이 추가되면서 야간이나 우천 시에도 인식률이 높아졌습니다. 2024년 3월부터 헬멧 미착용 시 3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2025년에는 동승자 헬멧 착용과 안전 인증 제품 사용까지 의무화될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AI 기반 단속 강화가 오토바이 사고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양방향 단속, 사각지대를 없애다
울산, 부산 등 일부 지역에는 전·후면을 동시에 촬영하는 ‘양방향 단속 카메라’도 확대 설치되고 있습니다. 한 대의 장비가 앞뒤 차량을 모두 단속하면서 설치 비용은 절감하고 효율은 높이는 구조입니다.
울산시의 예를 보면, 설치 두 달 만에 1,500건 넘는 위반이 적발됐습니다. 한 달 기준으로 사륜차 600건, 이륜차 140건가량이 포함돼 있었죠. 단속 범위가 넓어진 만큼, 도로 위의 무질서한 주행이 점차 줄어드는 효과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단속 거리 공개 안 한다고?” 운전자들 불만도
일부 운전자들은 “도대체 어디까지 찍는 건지 알려주지도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단속 거리나 원리를 공개하면 악용될 수 있다”며 “운전자가 항상 법규를 지키도록 유도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이 장비는 단순한 ‘벌금 수단’이 아니라 운전자 스스로 ‘항상 안전운전’을 하게 만드는 장치라는 겁니다. 결국 운전 습관을 바꾸는 게 목적이죠.
보이지 않는 눈, 상식 운전의 시대를 열다
후면 단속 카메라는 낮과 밤, 비 오는 날에도 도로 위 모든 차량을 감시합니다. 사람의 눈으로는 놓칠 수 있는 순간을, AI와 레이더는 정밀하게 잡아냅니다.
이제 도로 위에서 통하는 건 요령이 아니라 ‘상식’입니다. 잠깐의 감속으로 단속을 피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카메라의 눈은 이제 정면이 아니라, 운전자의 ‘습관’을 보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