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km 주행 예고한 기아의 야심작, 취소설 뒤에 숨은 새로운 로드맵
기아의 대표적인 고성능 세단이었던 ‘스팅어’가 단종된 지 2년이 지났지만, 그 여운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최근 업계에서는 스팅어의 정신을 잇는 전기 세단, 프로젝트명 GT1(가칭 EV8)의 소식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때 “국민 포르쉐의 부활”이라 불리며 주목받았던 이 모델은 놀라운 스펙과 함께 기대를 모았지만, 개발이 중단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EV8은 단순한 후속 모델이 아니라, 기아의 전동화 전략을 상징하는 차량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차세대 eM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존 전기차 대비 효율이 50% 이상 개선되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구조가 적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113.2kWh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최대 800km 주행, 최고출력 612마력, 제로백 3초대라는 수치를 목표로 했습니다. 사실상 ‘국산 전기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고가·고성능 세단의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기아는 전략을 재조정했고, 이에 따라 EV8의 개발이 잠시 보류되었습니다. 또한 eM 플랫폼의 첫 양산 적용 모델도 EV8에서 제네시스 GV90으로 변경되며 일정이 2026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이 결정은 단순한 철회가 아니라, 시장 타이밍을 다시 맞추기 위한 조정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V8 프로젝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기아 경영진이 “스팅어 GT의 정신을 이어갈 고성능 전기 세단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만큼, 시장 상황이 회복되면 재추진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업계에서는 “취소가 아닌 정지 상태”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부활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전장 약 5m, 휠베이스 3m에 달하는 대형 스포츠 세단으로 설계된 EV8은 기아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기반으로 강렬한 패스트백 실루엣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래적인 ‘ㄱ자형’ 주간등과 간결한 리어 라인은 스팅어의 다이내믹한 인상을 전기 세대로 이어갈 핵심 요소로 평가됩니다.
예상 가격은 8천만 원 후반부터 1억 원 초반으로, 테슬라 모델 S와 폴스타 5 등 프리미엄 전기 세단과 경쟁이 예상됩니다. 이미 EV6 GT 오너들이 보여준 주행 감각과 코너링 성능에 대한 만족도를 고려하면, EV8은 브랜드 플래그십으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EV8의 향후 행보는 결국 기아의 전략적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하나 분명한 것은, 스팅어가 만들어낸 ‘기아의 자신감’이 EV8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전기차 시장의 다음 상승 국면에서, 이 모델이 다시 시동을 거는 순간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스팅어가 남긴 유산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리고 그 유산이 EV8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깨어난다면, ‘국민 포르쉐’라는 별명은 또 한 번 새로운 전설로 기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