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60, 안전 하나로 버티던 프리미엄…

전기차 올인 전략 부메랑? 글로벌 수요 둔화에 휘청이는

by Gun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차를 꼽으라면 단연 볼보(Volvo)였습니다. XC60, XC90 등 주요 모델은 계약 후 출고까지 1년 이상 대기하는 것이 예사였고, "돈이 있어도 못 사는 차"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예요. 3점식 안전벨트를 최초로 개발한 ‘안전의 대명사’라는 신뢰감에,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정갈한 디자인이 더해지며 볼보는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죠. 특히 ‘가족을 위한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는 이미지는 아빠들의 지갑을 열기에 충분했습니다.


사실 지금의 볼보를 만든 건 역설적으로 중국의 자본력이었습니다. 1999년 포드에 인수된 후 색깔을 잃어가던 볼보는 2010년 중국 지리(Geely) 자동차에 인수되며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당시 “스웨덴의 자존심이 중국으로 넘어갔다”는 우려가 컸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지리자동차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경영 간섭을 최소화했고, 덕분에 볼보는 독자 플랫폼과 ‘메이드 바이 스웨덴’의 가치를 지켜내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재도약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성공 공식’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가족-위해-샀는데-어쩌나-안전-1.jpg 볼보 XC60

볼보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가장 앞서나갔던 ‘전동화 전략’에서 시작됐습니다. 볼보는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먼저 “내연기관 생산 중단”을 선언하며 전기차로의 완전 전환을 서둘렀거든요.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졌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둔화되는 ‘캐즘(Chasm)’ 구간에 진입한 것이죠. 천문학적인 개발비가 투입됐어요. 라이더(LiDAR) 기반의 최첨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거든요.



가족-위해-샀는데-어쩌나-안전-2.jpg 볼보 XC60

야심 차게 준비한 플래그십 전기차 EX90 등의 출시가 소프트웨어 문제로 늦어지며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게다가 볼보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폴스타’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모기업인 볼보의 재무 부담은 극에 달한 상황이에요. 이 숫자가 의미하는 건, 볼보가 전기차 전환에 너무 많은 것을 걸었고, 그 속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가족-위해-샀는데-어쩌나-안전-3.jpg 볼보 XC90

현재 볼보는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전기차 전환보다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수명을 연장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이미 쏟아부은 개발비와 글로벌 관세 장벽은 여전히 큰 숙제입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볼보는 그동안 ‘안전’이라는 키워드로 완벽한 성장 스토리를 써왔지만, 이제는 기술 비용을 어떻게 수익으로 전환하느냐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했다”며 “한국 시장에서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이유도 전동화 과도기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어요.


최고의 안전성을 자랑하던 볼보가 과연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의 파고 속에서도 그 ‘안전한’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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