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BMW보다 3천만원 저렴, 800V 초고속 충전
프리미엄 대형 전기 SUV를 사려면 1억 4천만 원은 각오해야 하는 게 보통이었어요. 메르세데스-벤츠 EQE SUV 500 4매틱이 1억 4,080만 원, BMW iX x드라이브60이 1억 5,380만 원이었으니까요. 선택지가 사실상 두 개뿐인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가격 협상력을 갖기 어려웠던 게 현실이죠.
그런데 볼보자동차코리아가 3월 25일 순수 전기 플래그십 SUV EX90의 사전 계약을 시작하면서 이런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숫자를 제시했어요. 기존 XC90 T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가격인 1억 1,620만 원보다 약 1,000만 원 낮은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거든요. 트림별 정확한 가격은 4월 1일 공식 출시와 함께 공개되지만, 1억 원대 초반 진입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단순히 가격만 낮춘 게 아니라는 점이 더 놀라운데요. EX90이 경쟁 모델 대비 3,000만 원 이상 저렴하면서도 기술적으로 뒤처지지 않는 배경에는 2026년형의 전면 개편이 있습니다. 특히 기존 400V에서 800V 전기 아키텍처로 전환하면서 급속 충전 10분에 약 249km 주행분을 확보했어요. 106kWh 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듀얼 모터 사륜구동 조합으로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는 625km에 달합니다. 국내에는 트윈 모터와 트윈 모터 퍼포먼스 두 가지 파워트레인이 들어올 예정이고요.
800V 초고속 충전을 전면에 내세우는 브랜드가 볼보만은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중국 지리자동차 계열 지커는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충전 속도와 안전 사양을 핵심 경쟁 카드로 제시했었죠.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800V 아키텍처가 사실상 기본 스펙으로 굳어지는 흐름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볼보가 꺼낸 진짜 카드는 가격 전략보다 안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붕에 내장된 루미나르 라이다 센서는 250m 전방의 보행자까지 감지하고, 레이더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가 동시에 작동하는 센서 퓨전 구조를 갖췄거든요. 엔비디아 드라이브 AGX 오린 기반 듀얼 컴퓨터가 초당 500조 회 연산을 처리하며,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설계 덕분에 무선 업데이트로 기능이 계속 추가되는 점도 매력적이에요. 이런 완성도를 인정받아 2025 월드 카 어워즈에서 올해의 럭셔리 카에 선정된 바도 있습니다.
이제 국내 소비자에게 남은 질문은 실질적인 경쟁력이겠죠. 한국 인증 기준 주행거리는 유럽 WLTP보다 짧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국내 공인 수치가 500km대 초반에 머물 가능성도 있습니다. 충전 인프라 역시 800V 초고속 충전기 보급률이 변수가 될 수 있고요. 다만 벤츠와 BMW 플래그십 대비 3,000만 원 이상의 가격 차이는 옵션 선택의 여유까지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 39개 전시장에서 사전 계약이 진행 중이며, 4월 1일 가격 공개와 함께 이 시장의 판세가 확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요. 흥미롭게도 같은 시기 국산 대형 전기 SUV도 출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는데요. 테슬라 모델X의 절반 수준 가격을 목표로 제시한 이 모델은 7인승 패밀리카 포지셔닝으로 수입 플래그십과 다른 수요층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시장 경쟁이 어떻게 흘러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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