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장욱진 선생의 자화상 옆에 섰다
나도 한쪽 손은 바지 주머니 안에,
다른 한 손은 바깥에, 그를 따라해본다
참 어색하다
어찌보면
참 어색하게 살아왔다
일하는 것부터 참 어색했다
내가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과
공장에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거의 늘 달랐다
사실
공황장애의 이유도 따지고 보면
'무엇을 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차이와
그 차이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내적갈등과
외부적 마찰 때문이다
어쨌던 나는 중이고, 공장은 절이라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데,
절을 떠나지 못한 중의 방황이
내 공황장애의 이유다
불평하지 않고, 남 탓하지 않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그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그걸 알고 나니 퇴직이 몇 년 남지 않았다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일은 방어하는 수준으로만 하고,
일이라 생각되는 일은 좀 더 공격적으로 해 볼 작정이다
남아있는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