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음이 살아나는 시간
이 연재를 마치며
무언가를 정리해야 할 것 같았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것은
정리가 아니라 감각이었다.
마음은
말로 설득된 뒤에 움직이지 않고,
이해된 다음에 안심하지도 않는다.
그저
조용해질 수 있을 때,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될 때
스스로 제 속도로 돌아온다.
이 글들은
그 과정을 따라간 기록이었다.
괜찮아지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설명하지 않아도 머물 수 있는 상태,
아직 준비되지 않은 마음도
그대로 놓아둘 수 있는 자리.
우리는 자주
마음이 멈춘 것 같다고 느끼지만
사실은
너무 오래 긴장한 채로
서 있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조금 내려놓고,
조금 느슨해지고,
조금 덜 애써도
마음은
제 일을 다시 시작한다.
그래서 이 연재의 끝은
앞으로 나아가자는 말이 아니라
여기까지 와도 괜찮다는 감각에 가깝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이 완전히 살아나지 않았다면
그 또한 자연스럽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확신하지 않아도 되고,
아직 이름 붙이지 않아도 된다.
마음은
맞는 속도를 만났을 때
다시 숨을 쉰다.
그리고 그 속도는
대개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찾아온다.
다시,
마음이 살아나는 시간.
그 시간은
어디로 가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상태로 남아 있다.
이 브런치북 연재는
그 상태가
이미 가능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건네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