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그 멀고도 가까운 시간을 위한 여정의 시작!

숫자의 너머, 생각하는 투자자

by 경계에 선 투자자


은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된 것은 아마도 45살이

되던 해부터 였다.

정년은 60세 이지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55살이 되면 나는 은퇴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몸 담고 있는 대기업에서는 보직이없는 부장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결국 차장급이 되어야보직을 받는 세대교체가 진행되었다.

그러자 보직 없이 고 직급 팀원들이 늘어나고, 회사

블라인드 게시판에서는 임금피크에 걸린 선배들이 제대로 된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조용히 또다른 불만을 품은 이들이 생겼으니 그들은

한번도 보직을 받지 못한 고 직급 일개미들이었다.

그들은 평생을 일만 했으나 어느덧 임금 피크제 적용이되는 나이가 되었고 줄어든 것은 월급 뿐이고

업무는 그대로 였다.


누군가는 보직자로서 권한과 관리자 수당까지

누리다가 임금 피크제로 보직 해제된 후에는 실무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여유로운(?) 시간을보냈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게

헐떡이며 업무를 하는데 나이가 되었다고 월급이

깎이는 수모(?)를 당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다.


어쩌면 내 모습 같아서 나는 격하게 그 일개미들의

감정에 이입이 되었고 이렇게 있다가는 회사에 실컷 이용만 당하다 결국은 은퇴하겠구나 싶은 불안감이

생겼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다른 회사에 다니는 나보다

나이가 5살 많은 선배에게 ‘50대가 되니 뭐가 달라졌나’ 하고 농담 반 진담 반 질문을 했더니 ‘이제는 은퇴를준비해야지’ 하길래 ‘은퇴’라는 단어가 너무 낯설고

충격적이어서,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선배는 정년이 확실히 보장된 국가공무원인데

말이다.


그 선배의 선배들 중에 은퇴 후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사는 선배들이 조언하기를, 퇴직 전 10년 정도

준비해야지 은퇴가 두렵지도 않고 은퇴 후 경제상황이 여유롭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지금이구나! 나는 55살에 은퇴를 하고자 하니

그렇다면 지금부터 시작해야하는 구나!


사실 농담처럼 은퇴하고 나면 마트의 캐셔를 하겠다는 말을 후배들에게 하곤 했다.

그러나 나의 농담같은 꿈은 2017년 미국 출장에서

산산이 깨졌다.


미국은 이미 그때 마트에 무인정산기가 있었고 내가 출장간 지역은 뉴욕같은 엄청난 대도시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 시골은 아니지만 한국인이나 동양인을 찾아보기 힘든 미국의 어느 한적한 소도시였다.

그런 그 곳의 Wal-Mart는 이미 사람의 손이 필요한 일자리 (가장 쉬운)를 기계가 차지 하고 있었다.


그렇게 받은 충격은 한국에서도 2019년 이마트에서 무인 정산기를 보고 더이상 단순 반복의 노동력을

제공할 곳도 사라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은퇴 후의 경제력을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노동력이 아닌 내 생각과 감각 그리고

직관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찾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시작 된 나의 은퇴 준비 시작은

나의 취향 찾기였다.

대부분의 은퇴한 분들은 자신들이 하던 일을 그대로 하려고 애를 쓰지만

나는 이전에 내가 가진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일을 찾아 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은퇴를 두려움 없이 맞이하기 위해, 10년간의 긴 여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