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6월30일 계좌는 결국 실패, 이탈리아 사람은 원래 그래요?
단기임대지만 집을 구해놓고 난 뒤, 그 전부터지만 가게를 할 공간도 제법 구하고 다녔다. 우리가 이 곳에서 처음 사업체로 진행을 할 것은 손이 크게 가지 않고 규모가 많이 크지 않은것으로 선택을 했다. 과거 페루에서 해왔던 것들이 있다보니 분식을 하려고 하는데 메인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결정했고 차분하게 하나씩 늘려가기로 결정했다.
여러곳을 찾아보다가 지금 집 근처에 있는 이탈리아 식당을 하던 곳이 있어 두어번 방문을 하며 잘 지켜봤는데, 고정적으로 있는 고객들은 있으나 우리랑은 종목이 다르다보니 우리 고객이라고 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어보인다. 매장을 설명해주는데 이탈리아 부부와 부동산 직원분은 아주 열정적이었는데 본인들은 식당을 얼른 정리하고 이탈리아로 돌아가는게 목표라고 하더라.
매장은 아주 깔끔하니 좋았다. 인테리어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고 중간 중간 버려야 하는 (우리에게 불필요한) 물건들만 빼고는 사실 주방기구들도 우리가 전부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가 흔히 명동거리라고 부를 수 있는 유동인구가 상당히 많은 곳이라서 사실 잘만 있어준다면 영업은 아주 잘 될 것이라고 판단이 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권리금 명목의 Traspaso(뜨라스빠소)라는게 문제였다. 너무 큰 금액을 불러서 정말 입장이 난감했다. 67,000유로의 비용을 달라고 요청을 하더라. (현재 환율로 1억1천만원 정도) 말이 주방기구들을 사용한다고 했지만 이탈리아 음식을 하던 곳의 주방기구들을 우리가 얼마나 사용을 할지 미지수인건 맞다. 게다가 우리는 지구반대편에서 스페인까지 날아가 첫 정착을 하려고 하는 시기인지라 처음부터 큰 돈을 지불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건 누구나 마찬가지일터...
협상을 할 수 있다는 말이 있어서 그래도 한껏 기대를 했던 것 같다. 우리끼리 이탈리아 수제 파스타를 먹어보기 위해 매장을 방문하기도 했고 그들에게 잘 보여보려 이것저것 이야기도 하고 나름 노력을 했던 것같다. 하지만, 이 사람들과의 문화는 우리랑은 다소 달랐던 것 같다. 우리는 부동산이 있어도 매장운영자랑 잘 이야기를 해서 결국 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부동산 사람이 항상 있는 상태에서 거래를 하는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화라면 이 사람들은 권리금으로 부른 금액을 최대한 다 받아야 부동산 사람이 받을 돈이 결정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1원이라도 깍아주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매장운영자랑 구하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만나는걸 너무 싫어하곤 한다는걸 오늘 알았다.
이렇게 해외에서 살다보면 생각의 차이를 경험하게 되고 문화적인 차이가 좀 있다는걸 알 수 있다.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전달이 되는 내용자체도 사실 좀 부족하기도 하다. 같은 나라 사람이라면 대화만 해도 어떤 뜻인지 전달이 잘 될텐데, 언어가 일단 달라서 그런지 서로 생각하는게 확실하게 전달이 되진 않는 것같다. 우리가 생각하는 권리금이라는 것과 그들이 생각하는 권리금이라는 각자의 이해도가 다르기 때문인지 이야기를 여러번 했지만 다소 의견의 차이가 있었다. 부동산에서 하는 말은 5000유로를 깍아줄 수 있다고 이야기 했다. 처음 그 식당을 오픈할 때, 코로나 시기였는데 장사가 안되서 비싼 월세만 내고 있던 것, 그 와중에 해보겠다고 인테리어를 한 비용, 장사를 하려고 구매했던 주방기구들의 비용, 이 자리를 내가 내려놓고 간다는 자릿세까지 야무지게 계산을 한 비용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 이쯤이면 우리들 입장에선 의문이 다소 들 수 있다.
대체 왜? 한국에서도 자릿세를 받곤 하니까 그럴수 있어서 자릿세까지는 이해를 할 수 있다고 판단을 하지만, 자기들이 해왔던 인테리어 전체 금액들과 주방기구들의 가격까지 어디 시장에서 조사를 한건지 모르겠지만 100여개가 넘는 빈 와인병과 사용을 할수도 없는 하이체어 등등.. 버려야 할 것들이 제법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비없이 비용을 책정했던 것같다.
문화의 차이, 그리고 생각의 차이, 이해의 차이가 다소 있는 상황이었는데 여기서 좀 더 문제가 되는 건 우리가 한국인이라는걸 간과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스페인과 지구 반대편에 있는 국가라 비행시간도 길고 멀기도 정말 멀다. 반면에 유럽연합 국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가 따로 있어도 유럽연합 내에서는 신분증만 갖고 여러가지를 하며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들어 이탈리아, 프랑스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에서 살다가 스페인에 그냥 와서 가게도 구하고 집도 구하고 계좌도 오픈하고 하면서 너무 쉽게 살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지역을 바꿔서 서울사람들이 지방에 내려가서 살거나 지방에 있는 사람들이 서울이나 다른 도시로 가서 살거나 하듯이 유럽연합 전 국가를 다 그렇게 살아갈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 사람들이 정말 많은 것같다. 그렇다보니 사기도 제법 있다.
해외에 나와서는 한국인도 그렇지만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하는게 맞다. 만약 이 글을 보는 사람들중에 해외에서 살아가는걸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꼭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절대 아무도 믿지말라"
내 자신만 믿어야 한다는게 정답이다. 스페인의 경우 부동산 중개인에게 물건을 구하는 사람은 돈을 내지 않는다. 그리고 물건을 팔아달라고 내놓는 주인들이 수수료를 납부하는 구조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부동산 중개인에게 물건을 구하는사람, 내놓는사람 둘 다 수수료를 낸다. 다만, 법적으로 상한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얼마이상을 초과하는 불법적인 금액을 요구할 수가 없다. 하지만 스페인은 다르다. 아마 다른 유럽도 비슷할거라고 생각한다. 양심적인 사람들은 법을 준수한다. 물건을 내놓은 사람에게만 정확하게 수수료를 지급 받는다. 하지만 일부 몇몇의 사람들은 물건을 구하는 사람에게도 집의 경우엔 한달치 월세, 상업시설의 경우도 한달치 월세를 받곤 한다.
예를들어, 내가 보고 있는 물건이 1000유로라면 (원화 160여만원) 물건 주인에겐 얼마를 받는지 모르겠으나 세입자에게는 1000유로를 받아가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내가 내야 하는 돈은 보증금으로 한 달치 월세, 첫 달치 월세 그리고 부동산 사람에게 주는 한 달치까지 총 3개월치가 들어가는 것. 이걸 막을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없는지 물어봤지만 법적인 장치는 따로 없다고 한다. 신고를 할수도 없는거고 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문제라고 한다. 부동산 자체를 내놓을때 원상복구의 의무 또한 마찬가지였다. 인테리어를 하고 집기들을 다 두고 가는 등, 한국에서는 계약서 자체에 계약이 완료가 되고 나면 원상복구의 의무가 있어서 내가 맨 처음에 들어오던 그 상태로 공간을 돌려놓고 가야하는 의무가 있는데 유럽은 달랐다. 계약서에 명시를 하기 전까지는 그럴 의무가 없다는 것.
살아가며 느끼는거지만, 유럽은 (전 지역은 아니지만) 과거의 역사적인 문화재들이 아니었다면.. 선진국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기에 조금은 의구심이 드는 그런 곳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