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즈데이 블로그 후기에서 시작된 질문
우리는 왜 종종 ‘나답게’ 사는 걸 주저할까?
나는 최근 넷플릭스 「웬즈데이」를 보다가 그 질문과 마주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후기를 쓰던 손끝이 멈춘 채, 오히려 내 이야기를 적고 있었다.
그날 저녁, 평소처럼 집에서 밥을 먹고 앉아 드라마 후기를 쓰고 있었다.
줄거리를 정리하고, 인상적인 장면 몇 가지를 떠올리며 키보드를 두드렸다. 원래는 “재미있었다”는 말로 마무리하려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손가락이 멈췄다. 드라마 속 웬즈데이의 모습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왜 나는 웬즈데이처럼 나답게 살 용기를 내지 못했을까?”
이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 바로 답을 찾아보겠다며 다시 넷플릭스를 틀었다.
무도회장에서의 춤, 그리고 자유
특히 기억에 남은 건 무도회 장면이었다. 샹들리에 불빛이 반짝이는 홀에서 학생들은 서로 발을 맞추며 익숙한 춤을 추고 있었다. 음악은 흥겨웠고, 분위기는 화려했지만, 어딘가 예상 가능한 장면 같았다.
그런데 그 속에서 웬즈데이는 전혀 다른 춤을 췄다. 어깨를 튕기고, 팔을 흔들고, 눈빛까지 기묘하게 움직이며 자기만의 리듬을 만들어냈다. 처음엔 낯설어 보였지만, 곧 시선을 완전히 빼앗겼다.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놀란 눈빛, 비웃는 표정이 뒤섞였지만 웬즈데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당당하고 자유로웠다. 그 순간 나는 묘한 부러움과 동시에 씁쓸함을 느꼈다.
“나는 왜 저렇게 한 번도 표현하지 못했을까?”
교복의 색이 던진 메시지
또 하나 선명하게 다가온 건 교복의 색이었다. 화면 속 학생들 대부분은 보라색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웬즈데이만 홀로 검은색 교복을 입고 서 있었다.
단순한 색의 차이일 수도 있지만, 그 대비는 강렬했다. 보라색 무리에 섞이지 않고 홀로 서 있는 검은색. 그것은 마치 “나는 나다”라는 선언 같았다.
나는 그 장면에서 스스로를 돌아봤다. 늘 무난한 색을 선택하며 남들과 어울리려 했던 나. 보라색 무리에 섞여 있으면 안전하다고 믿었고, 다름을 드러내는 순간 받게 될 시선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점점 내 색을 잃어갔다.
“넌 그냥 그런 아이일 뿐이야”라는 말에도
드라마 속 웬즈데이는 자주 평가를 받는다.
“넌 그냥 그런 아이일 뿐이야.”
이런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를 작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웬즈데이는 달랐다. 그런 말에 개의치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누군가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 방식대로 길을 만들어 갔다.
나는 그 모습에서 가장 크게 흔들렸다. 왜냐하면 나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사람들의 시선 하나에 쉽게 흔들렸고, 하고 싶은 말도 삼키곤 했다. 결국 무난한 길을 고르며 안도했지만, 그럴수록 마음속에는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남았다.
웬즈데이가 남긴 질문
웬즈데이를 보며 깨달았다. 다르다는 게 틀린 게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그 다름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 힘일 수 있다는 것을.
물론 나는 아직 웬즈데이처럼 완전히 당당하지 못하다. 여전히 남들의 눈길을 의식하고, 안전한 선택 앞에서 망설인다. 그렇지만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고 싶다. 작은 것부터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솔직하게 말하고, 원하는 길을 선택하는 연습을 해 보고 싶다.
웬즈데이는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나답게 산다는 건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두려움 앞에서 멈추지 않는 작은 용기일 뿐이야.”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
그날 블로그에 쓰던 후기는 결국 성찰의 글로 바뀌었다.
후기를 쓰다 멈춰 선 순간, 나는 웬즈데이가 내게 던진 질문을 받아 적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이 드라마가 내게 남긴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