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면, 앞에 서문, 목차가 있다. 제쳤다.
십수 페이지가 그냥 지나갔다. 책날개에 있는 글쓴이 소개는 당연히 보자 않았다.
어떻게 하면 빨리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원하는 부문만 읽고, 누가 요약한 것 없나 찾았다.
10년 전쯤에 교통사고가 났다. 제주도에서, 경부고속도로에서 두 번 받혔다.
골프가 막 재미있어지려는 때였다.
약한 허리가 제대로 아프기 시작했다.
주말에 시간도 나고, 뭘 하기도 어렵고, 동네 도서관에 갔다.
앉아 읽으면 또 아프니, 서서 살랑살랑 움직이면서 읽었다.
어느 날 인가 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났다.
책은 표지부터 뒷면까지 빠짐없이 모두 읽어라 하셨다.
그때는 바쁜데, 지루한데 언제 다 읽나, 태평한 말씀이라 생각했다.
시간도 많은 데, 앞부분부터 봤다.
서문을 읽었다.
액끼스인 본문에 있으면 되지.
여기에 도대체 뭘 써놓은 거야. 책만 두툼해지게.
글쓴이가 책 다 쓰고 기쁨의 소감문인가?
이런 생각이었다.
처음 읽어본 서문엔 이런 내용이 있었다.
글쓴이가 어쩌다가 쓰게 되었는지?
무엇 때문에 썼는지?
어떤 이야기를 할 건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
그래서 이 책을 어떻게 풀어놨는지?
바쁘면 어떤 식으로 읽으면 되는지?
내가 원하던 요약본이었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가 이야기하는지 알면 받아들이기 쉽다.
어떤 의도로 이야기하는지 알면 이해하기 쉽다.
서문은 글쓴이가 친절하게 그걸 말해주는 부분이다.
본문은 그걸 보강하는 과정이 된다.
이렇게 글 쓴 맥락을 이해하면 반쯤 읽은 것과 진배없다.
책 읽기가 이제 글쓴이와 대화하기로 바뀐다.
처음부터 빠짐없이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