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소녀 같았다고 한다.
별이가 학교에 입학했을 당시의 모습은.
모든 것을 경계하는 눈빛,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먼저 날리는 선빵.
학년당 열댓명의 아이들이 있는 시골 작은 학교에서 별이는 도통 말을 하지 않고 웃지도 않는 아이였다.
여간해선 울지도 않았다.
"별이는 무서운 게 없어."
이전 별이를 맡았던 교사가 남기고 간 말이다.
변명할 생각도 없이 '그래서 이제 나를 어떻게 할건데?' 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쏘아보는 별이를 보며 그 말이 생각났다. 무서운게 없는 아이. 다행히 고맙게도 질문에 대한 대답을 공책에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친구를 그렇게 아프게 때린게 맞니?
[네]
그 친구가 너를 먼저 불편하게 했어?
[아니요.]
그럼 무슨 마음으로 그랬어?
[싫어서]
왜 싫은거야? 무슨 일이 있었던거니?
[그냥. 없어.]
별아..
변명을.. 아니 네 변호를 좀 해봐.
그래야 내가 너를 도울 수 있어.
간절한 마음에도 나의 질문과 별이의 대답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제자리로 자꾸만 돌아왔다.
[그냥. 싫어서.]
싫다고 친구를 때리는 건 잘못된 행동이야.
친구에게 사과편지와 반성문을 써야 해.
(이런다고 행동이 나아질까..? ..어림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