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혹시, 당신도 느끼고 계시겠지요.
이 세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말을 걸어오는지.
정답인 양 떠드는 목소리들,
무례하게 그어진 선들,
이해받지 못할 나의 세계를 비웃는 시선들 사이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주 길을 잃게 되는지요.
회의실 창밖으로 펼쳐진 잿빛 도시처럼,
나 역시 그 무의미한 풍경의 일부가 되어
소외되고 있다는 감각.
이따금씩, 당신도 분명 혼자였을 테지요.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밤의 침묵 속에서, 이 질문은
예고 없이 찾아와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불의가 상식이 되고,
타협이 현명함으로 둔갑하는 것을
그저 바라보아야만 할 때.
아름답다고 믿었던 것들이
그저 현실을 모르는 환상일 뿐이라며,
세상은 우리를 자꾸만 구석으로 내몹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더욱더
자신의 껍질 속으로 숨어버리게 되지요.
그래서, 당신에게 이 작은 상자를 보냅니다.
이것은 12월의 겨울숲으로 당신을 초대하는,
저의 조용한 편지입니다.
우리가 당신을 위해 준비한 한 잔의 커피,
‘침묵의 공명’은 그 굳게 닫힌 껍질을 열고,
고요의 숲으로 들어가는 작은 열쇠가 되어줄 겁니다.
검은 수면 위로 피어오르는 하얀 김을 바라보며,
아주 잠시 동안만이라도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멀어져 보는 겁니다.
한 모금의 온기가,
얼어붙었던 몸과 마음의
가장 깊은 곳을 천천히 녹여줍니다.
찻잔을 감싼 두 손에 전해져 오는 단단한 온기,
코끝에 맴도는 깊고 진한 향기.
흩어졌던 감각들이 ‘지금, 여기’로
다시 모여드는 것을 가만히 느껴봅니다.
애써 무언가를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저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물러주세요.
당신의 존재,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하니까요.
겨울숲의 ‘백(白)’은,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남아있는
정직한 색입니다.
화려한 위장을 모두 벗어던진 나뭇가지의 맨살이,
하얀 눈 위로 그림이 되어 새겨집니다.
거짓과 과장이 사라진 자리에
비로소 드러나는 흔들리지 않는 본질.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아름다움의 진짜 얼굴이 아닐까요.
물론, 숲을 나온다고 해서
세상이 갑자기 변하지는 않을 겁니다.
여전히 우리를 흔들고, 상처 입히려 하겠지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당신은 이제 당신의 안에,
아주 작은 ‘겨울숲’ 하나를 품게 되었으니까요.
세상의 소음에 길을 잃을 것 같을 때,
잠시 눈을 감고 당신 안의 그 숲을 떠올리세요.
당신만의 고요한 성소를.
언젠가, 우리의 숲에서
당신과 마주 앉아
말없이 커피를 나누는 날이 오기를.
마음을 담아
HAKA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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