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미래는 왜 믿기 어려워졌을까, 그리고 어떻게 다시 믿을 수 있을까
“이래 봤자 뭐가 달라지겠어.”
“어차피 말해도 안 들어줘.”
“계획해 봤자, 세상이 바뀌지 않아.”
혹시 이런 말들, 해보신 적 있나요?
아니면 요즘 주위에서 자주 들리나요?
이건 단순한 비관이 아닙니다.
‘믿음이 약해진 사회’에서 나타나는 정서적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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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요,
“열심히 하면 뭐라도 되겠지”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물론 그 말이 늘 옳았던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믿음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미래를 향해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요,
노력해도 결과가 정해져 있는 것 같고,
희망을 품으면 오히려 바보 되는 것 같고,
변화를 말하면 “현실 좀 보라”는 소리만 들립니다.
✔ 이건 우리 안의 ‘믿음 시스템’이 고장 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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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가족을 부양했고,
스무 살부터 일을 하며 대학에 다녔습니다.
“이렇게 하면 언젠간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텼죠.
하지만 5년이 지나도, 일자리는 불안정했고,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했고,
도움은커녕 ‘네가 뭘 몰라서 그렇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
“아무리 해도, 바뀌는 게 없어요. 이젠 그냥 체념하게 돼요.”
이게 바로 믿음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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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무너지면 세 가지가 따라옵니다:
무기력: 뭘 해도 소용없다고 느낀다
냉소: 다들 똑같다고 느낀다
탈출: 관계나 사회를 믿기보다 떠나려 한다
✔ ‘협상’, ‘개혁’, ‘공동체’ 같은 말은 점점 멀어집니다.
✔ 내일을 상상하는 능력도 줄어듭니다.
✔ 그래서 우리는 당장의 자극에만 몰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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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요?
믿음은 그냥 “희망을 가져!” 한다고 생기지 않습니다.
믿음은 ‘예측 가능성’과 ‘경험’에서 생깁니다.
우리는 다음을 통해 믿음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 조건 있는 접촉 (조건 있는 믿음 만들기)
동등한 지위에서 위계나 차별 없이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넌 몰라”가 아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해?”로 시작해야 합니다.
공동의 목표 “네가 맞냐, 내가 맞냐”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는 뭘까?” 함께 풀어야 할 문제를 중심에 둡니다.
협력적 과정 서로의 역할을 정하고, 공동의 결과물을 만듭니다. “내가 하란 대로 해”가 아니라 “이 부분은 네가 맡아줘.”
제도적 지지 말만 듣는 게 아니라, 구조가 반영되도록 합니다. 건의하면 피드백이 돌아오고, 그 결과가 공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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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어떤 대학의 학생자치기구에서는 “불공정한 등록금 인상”에 대해 학교 측과 협상하려 했습니다.
처음엔 학생들이 감정적으로 항의하고, 학교는 “절차대로 진행됐다”며 닫아걸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자 역할을 맡은 교수진이 ‘조건 있는 접촉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회의는 직급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기
각자의 입장을 먼저 요약하고, 공통의 우선순위 정하기
회의록은 전원에게 투명하게 공유
합의된 사안은 학칙에 반영
이 과정을 거치며
양쪽은 서로를 ‘말이 통하는 상대’로 다시 인식하게 되었고,
최종적으로는 등록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는 공동 관리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믿음은 이렇게 ‘작은 구조의 변화’에서 생깁니다.
그리고 그 구조는 정서의 흐름을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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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란, “잘 될 거야”라는 긍정이 아닙니다.
“잘 안 되더라도, 함께 바꿔보자”는 약속입니다.
� 믿음이 회복될 때 생기는 감정:
✔ “말하면 반영이 된다”
✔ “지금은 어렵지만, 함께 움직이면 바뀔 수 있다”
✔ “네가 내일 다시 올 거라는 걸 나는 믿는다”
미래는 그냥 오지 않습니다.
미래는 ‘믿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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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신에게 이런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금 다시 믿어보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믿음을 다시 걸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완벽해서 함께하는 게 아닙니다.
믿고 싶기 때문에 함께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믿음 위에, 미래가 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