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이 좋은 건 알지만

by KELLY

누구나 안다. 새로운 도전이 삶에 좋다는 걸.
익숙한 자리를 벗어나야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해보지 않은 걸 해야 가능성도 생긴다는 말쯤은 이제 너무 많이 들어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그걸 모르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이 따라주지 않는다. 좋은 기회라는 것도 알고, 지금이 아니면 또 못 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아는데, 막상 내 일이 되면 발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도전이 어려운 이유는 무지해서가 아니라, 그 앞에 늘 두려움이 함께 서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약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소중해서 생긴다


사람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 앞에서는 그렇게까지 무서워하지 않는다.
정말 떨리는 건 대개 내 삶에 의미가 있는 선택들이다. 직장을 옮기는 일,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일, 관계를 정리하는 일, 익숙한 방식을 버리고 다른 길로 가보는 일. 이런 선택이 무서운 이유는 잘못될까 봐도 있지만, 그만큼 내가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잃을 것이 없는 사람보다, 지키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이 더 두려워한다. 그래서 도전 앞에서 겁이 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 선택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익숙함은 답답해도 안전하다는 착각을 준다


지금의 자리가 힘들고 지루해도, 사람은 익숙한 것에서 묘한 안정을 느낀다.
어떤 문제가 생길지 대충 알고 있고,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운 도전은 결과를 알 수 없다. 잘될 수도 있지만, 기대만큼 아니거나 아예 실패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은 불행한 익숙함을 행복할지도 모를 낯섦보다 더 쉽게 붙잡는다. 이건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원래 불확실성을 부담스러워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도전이 두렵다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안정이 깨질 가능성 앞에서 본능적으로 망설인다.


중요한 건 두렵지 않은 척하는 게 아니라, 두려운 채로 가보는 일이다


도전을 잘하는 사람은 겁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많은 경우 그들도 무섭다. 다만 두려움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뿐이다. 사실 두려움은 완전히 정리된 뒤에야 움직일 수 있는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는 품은 채로 가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준비를 해도 떨리고, 계산을 해도 불안하고, 시작 직전까지도 마음은 오락가락한다. 그래도 한 걸음 내딛는 사람은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움보다 가만히 남는 쪽이 더 답답하다는 걸 알게 된 사람일 때가 많다. 결국 도전은 용감한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무서워도 멈춘 자신에게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도전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도전이라고 하면 자꾸 인생을 뒤집는 큰 결정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삶을 바꾸는 건 꼭 그렇게 큰 장면만은 아니다. 작은 시도 하나, 미뤄뒀던 일에 손을 대는 것, 평소라면 피했을 말을 해보는 것, 관심만 두던 분야를 조금 배워보는 것. 이런 사소한 움직임도 충분히 도전이다. 도전이 무서운 이유는 규모 때문이 아니라, 내가 익숙한 나를 벗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완벽하게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삶은 종종 큰 결심보다 작은 전환에서 달라진다. 중요한 건 전부 바꾸는 것이 아니라, 멈춰 있던 마음을 조금 움직여보는 것이다.


결국 도전은 나를 시험하는 일이 아니라 확장하는 일이다


사람은 종종 도전을 결과로만 평가한다.
성공하면 잘한 선택이고, 실패하면 괜히 했던 일처럼 느낀다. 하지만 꼭 그렇게만 볼 필요는 없다. 어떤 도전은 기대한 결과를 주지 않아도,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게 해준다.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무엇을 정말 원하는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전은 단순히 성패를 가르는 사건이 아니라, 내 세계를 조금 넓혀보는 일에 가깝다. 설령 생각대로 되지 않아도, 해본 사람은 이전과 같은 자리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는다. 이미 한 번 다른 가능성을 본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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