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는 시기
평생 머리보단 몸을 쓰는 일을 해와서인지 내 시야는 매우 좁아져 있었던 거 같다. 지금 하던 일을 그만 두면 무엇을 해야할까? 라고 생각해봤을 때 떠오르는 것은 택배 기사, 배달 기사, 대형 트럭 운전사 등 내 주변에 있거나 익숙한 일들 뿐이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제대로 걷지 못한다는게 이렇게 불편할줄이야.
별 생각없이 유튜브에 '재택근무, 돈버는 방법' 등을 검색해보니 로켓그로스로 월매출이 몇 억이 된다는 사람의 영상을 보게됐다. 기본적으로 이런 영상을 믿지는 않으려고 한다. 결국 끝은 자신의 강의를 파는 것으로 연결되니까. 그렇게 돈이 된다면, 대단한 비밀이라면 혼자 직원을 두고 여러 개를 운영하면 더 많은 돈을 벌지 않을까? 왜 강의를 팔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당연하게도 강의를 판매하는 것도 돈이 되니까 하는거겠지.
어찌됐든 이 사람이 얘기해주는 정보들에서는 내가 새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나는 가릴 처지가 아니었고, 로켓그로스라는 사업 방식은 깨나 매력적으로 보였다. 아이템 소싱과 상세페이지 쪽만 신경쓰면 반품관리를 포함한 모든 귀찮은 업무를 대행해준다니. 이전에 스마트스토어를 잠깐해봤었지만, 짧은 시간에 진상 고객들을 만나본 경험이 있었는데 쉽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생략할 수 있다는 건 꺠나 솔깃했다.
로켓그로스 시작하다, 끝내다
9월 한 달간 약 70만원의 매출이 생겼다. 아내가 이거 잘 될꺼 같은데? 하는 품목을 사서 보냈는데 운이 좋게 팔렸다. 그런데 계속 팔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선 팔아야될 물건을 찾는 것이 나에겐 그닥 즐겁지 않게 느껴졌고,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재고부담을 안고 물건을 매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나쁘지는 않지만 우선 나에겐 고정적인 수입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로켓그로스 창고에 추가로 제품을 입고하는건 잠시 멈췄다. 대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후보로는 '핸드폰 판매사원', 'PC수리기사', '버스운전기사', 프리랜서 영상편집자' 가 있다. 앞의 두 개는 평이 너무 안 좋긴한데, 많이 팔면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돌이켜보면 후기만 찾아보고, 겪여보지도 않고 포기한 적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한 번 겪어 볼 생각이다. 현재 이력서를 여러군데 넣었고, 한 곳에서 면접을 보자는 연락이 왔다.
버스운전기사는 하루 12시간씩 운전을 한다는데, 운전을 좋아하긴하지만 쉽진 않을 거 같다. 그래도 2년 정도 버티면 400만원 정도까지 급여는 올라간다니까 해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만성적으로 인력난이 심한 시장이라는데 어떤 이유가 있을테지만 해보고나서 체감해도 늦지 않을 거 같다. 버스기사가 되기 위해선 1종 대형 면허와 버스 운송 자격증이라는 것이 있어야한대서, 11월 11일 시험 신청을 해놨다. 1종 대형 면허는 집 근처에서 3일이면 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영상편집은 이전에 3개월 정도 7만, 20만 정도 되는 유튜버 밑에서 편집자로 일했었다. 2주일 남짓 배운 실력으로 이곳저곳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구직활동을 했었는데, 운이 좋게 채용이 됐었다. 그 당시 월 200만원 정도의 수입을 부수입으로 얻었는데 성취감이 상당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와는 뭐가 다른지 구직활동이 쉽지는 않다. 현재 포트폴리오 영상을 만들고 있고, 크몽에 프리랜서로 일하기 위해 서비스 등록을 신청해둔 상태다. (놀랍게도 방금 비승인 알람을 받았다. 수정이 필요하다.)
정리
8월 11일날 수술을 마치고, 8월 중순 쯤 퇴원 후에 스스로가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알게 모르게 많이 했다. 할 수 있는 일도 없다고 느껴졌고, 매일 집에서 빈둥거린 거 같은 느낌이라 한심하다고 느꼈다. 근데 막상 이렇게 글로 써보니 2달 정도 밖에 안됐지만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있는 거 같다. 돈을 벌지 못했을 뿐.
브런치 작가 신청도 한 번 해볼 생각이다. 오늘 날짜는 10월 1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