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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더 비글 Apr 09. 2018

서울대학교 황우석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성과주의에 급급한 국내 최고의 지성집단 서울대학교

한 때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떠들썩하였던 과학 스캔들이었던 서울대 황우석 사건이 터지고도 12년이 훌쩍 지났다.

당시 줄기세포 복제 연구를 했던 황우석박사팀의 '연구논문 조작'과 수십억 원의 '연구비 횡령'으로 가장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부분이 바로 연구팀의 '윤리의식 부재'였다. 줄기세포라는 첨단 바이오공학 기술이 국익에 도움이 될지언정 논문을 조작하면서까지 거짓 결과를 도출했던 연구윤리의 문젯점과 불법적으로 여성의 난자를 채취해 생명윤리에 반하는 과정을 거친 연구는 그 목적이 아무리 정당하다 해도 그 과정이 비윤리적이면 사회적 법적 심판을 받아야 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세계 과학 역사에 치명적인 수치를 남겼고 국내 과학계의 뼈아픈 반성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시간이 이미 지난 터라 황우석 사태를 잘 모르는 세대도 있겠지만 당시 황우석연구팀의 핵심인물에는 현 서울대 이병천 교수와 강성원 전 교수가 있었다.

이들은 논문 허위조작과 관련하여 모두 사기와 횡령죄로 기소되어 처벌을 받았다.

당시 이병천 교수는 1999년 9월부터 2005년 12월 사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이용하거나 연구 인건비를 지급한 것처럼 꾸며 정부지원금과 신산업전략연구원의 연구비 2억 9,600만 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한겨레신문 2006년 5월 12일 자 기사)
황우석 박사와 함께 기소된 이병천 교수는 벌금 3,000만 원, 강성근 전 교수는 벌금 1,000만 원 각각 선고되었습니다.(YTN 2009년 10월 26일 자 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는 사기와 횡령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어 처벌을 받은 이병천 교수만 서울대학교로 복직시켰다. 비록 국립대학교의 교수가 적용받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금고형 이하의 처벌로 복직이 가능하나 서울대학교는 엄연히 교육기관이다. 공무원의 신분 이전에 학생들을 가르치고 교수이고 올바른 윤리의식을 가져야 하는 연구자로서 연구논문을 조작하고, 3억 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횡령해서 처벌을 받은 자가 배움의 전당으로 다시 복직되는 것이 당시 배신감으로 분노했던 한국사회의 정서에 부합되는 처사였는지 의문스럽다. 당시 한국 최고의 상아탑을 상징하는 서울대학교의 그 윤리적 잣대가 좀 더 엄격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역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대한민국 사회의 리더를 배출하는 전당인 서울대학교에서 배우는 학생들은 '역시 과정에 문제가 있더라도 실력과 그에 따른 실적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성과주의에 빠지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이병천 교수로부터 배우는 학생들도 똑같은 악순환을 거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떨치 수가 없다. 왜냐하면 윤리의식이 결렬된 황우석 박사에게서 배운 이병천 교수도 역시 지금까지 보여준 윤리의식은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복제늑대에 관한 논문에서 중대한 오류와 부풀리기 의혹이 언론에 의해 제기되었고,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장 재직 시절 마약탐지견을 동물실험에 이용했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서울대학교의 이병천 교수의 복직에 대한 서울대의 의도를 놓고 당시 언론들도 말이 많았다.

당시 이병천 교수와는 비교적으로 그 혐의가 약했던 강성근 교수는 오히려 해임되었고 서울대학교가 복직을 거부해서 형평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 배경에는 이병천 교수의 개복제에 대한 능력과 개복제 상업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언론의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 교수가 복직하게 된 배경은 개 복제 연구에 대한 독보적인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국양(鞠樑) 서울대 연구처장은 “개 복제는 이 교수가 황우석 전 교수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였다”며 “학교에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 줄 연구 아이템이라는 점에서도 이 교수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는 복제 개 연구를 상업화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조선일보 2006년 12월 18일 자 보도)


이런 언론들의 예상은 12년이 지난 지금 전혀 빗나가지 않았다.

서울대학교는 이병천 교수를 복직시킴으로써 개복 제사업에 박차를 가했고, 현재도 서울대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복제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병천 교수는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장을 거쳐 작년에는 아예 막대한 자금을 들여 준공한 실험동물자원동까지 지원받으면서 개 복제사업에 피치를 올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얼마 전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4개월 전 이병천 교수가 개복제 연구와 사업을 위해 식용 개농장으로부터 도사견을 반입해서 난자를 채취하고 대리모견으로 이용했다는 것이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의해서 밝혀졌다.

'서울대 수의대, 개농장서 도사견 구매 의혹 사실로 확인돼'(한국일보 2017년 12월 5일 자 기사)


연구과정에서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의 심의가 반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병천 교수 본인 스스로가 우겨서 실험을 강행했고, 실험과정에서도 무자격자가 도사견의 혈액을 채취하고 이를 사주하는 등의 연구윤리와 생명윤리에 어긋나는 연구활동을 한 것이 결코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지난 황우석 사태 때 배아줄기세포를 확보하기 위해 여성의 난자를 불법으로 매입하고 심지어 해당 연구에 참여했던 여성 연구원들의 난자까지 채취하면서 큰 사회적 비난과 함께 처벌을 받았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병천 서울대교수와 황우석 전서울대교수 그리고 복제견 스너피<한겨레신문>


이렇듯 대학이 가져야 하는 본연의 기능인인 '연구를 통한 학문역량강화와 교육을 통한 인재육성'에 과연 서울대학교가 이에 부합하는 대학교인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황우석 사건으로 땅에 떨어진 서울대학교의 윤리의식은 이제 회복은커녕 그 끝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서울대학교는 각성해야 한다.

서울대학교의 윤리정책이 연구과정의 정당성을 외면한 채 계속해서 연구성과에만 몰두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선량한 교수와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것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적폐청산'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당시 황우석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뿌리 뽑으려는 노력 없이, 그리고 윤리의식을 개선하려는 서울대학교의 전반적이고 혁신적인 노력 없이는 제2,3의 황우석이 나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그런 면에서 서울대학교내 황우석 사태는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사건이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 유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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