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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숙진 Mar 19. 2020

영국의 코로나 사태에 이웃 사람이 남긴 쪽지

월요일, 내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 최초로 코로나 바이러스 사망자가 나왔다. 영국의 전체 누적 사망자 수는 당시 55명. 우연인지는 몰라도 저녁에 산책을 나갔다가 집에 와 보니 쪽지 하나가 현관에 떨어져 있다.


얼굴도 모르는 이웃이 보낸 쪽지와 그에 대한 감사의 답장


자신은 XX호에 사는 사람인데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하면 물품 구매하는 걸 도와주겠다, 는 내용이다. 


지나가다 서로 눈인사 정도는 했을 법하지만 이름도, 얼굴도 기억이 안 나는 사람이 쪽지를 남긴 것이다. 120호 정도 있는 동네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사는데 노인층도 있고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도 있다. 코로나 19 의심 증상으로 가족 모두가 집에 격리되어 있다면 이런 도움이 절실할 수도 있다. 


노트 종이를 조그맣게 자른 걸 보니 우리 집 말고도 여러 집에 돌린 듯하다. 막막하고 두렵고 삭막한 나날의 연속이다가 가슴이 뭉클해지는 발견이었다. 


한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자가격리자를 지원하기 위한 물품을 대대적으로 나누어주는 모습이 해외 언론에 퍼지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자극을 받았을 것 같기도 하다. 


영국에서는 단체 모임이 금지되고 운동 경기도 취소되었다. 술집과 극장, 공연장, 쇼핑센터, 식당 등의 휴업이 이어지는 데다 사회적 거리 두기 차원에서 개인적인 모임도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자원봉사자들의 대규모 활동은 보기 힘들다. 대신 온라인을 통해 개인적으로 펼치고 있는 온정의 손길은 이렇다. 


영국의 Becky Wass라는 여성이 자가격리된 이웃을 돕기 위해 만들어 낸 카드, BBC


위 사진의 카드를 종이로 출력하여 이웃에 나누어주는 것이다. 봉사자의 소개란과 함께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무엇보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경고와 주의사항도 잊지 않았다.



영국의 코로나 바이러스 기록


3월 13일 (금)

확진자: 798명

사망자: 11명


단체 모임 금지가 발표되었다. 3월 16일 (월)부터 적용된다. 집회나 공연, 경기 등이 모두 연기나 취소된다.


3월 14일 (토)

확진자: 1,140명

사망자: 21명


전날과 비교해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2배 가까이 늘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완만하던 확진자와 사망자 수 그래프가 이날부터 급격한 경사를 보인다.


3월 16일 (월)

확진자: 1,543명

사망자: 55명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술집과 나이트클럽, 극장 등 인파가 몰리는 장소를 피할 것을 권고했다. 


3월 17일 (화)

확진자: 1,950명

사망자: 71명


전날 총리의 권고에 따라, 식당과 극장 등이 잇달아 휴업을 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계속 영업을 하면서 병원 종사자를 위해 50% 할인 행사를 한다는 식당과 테이크아웃 업체도 있다.


3월 18일 (수)

확진자: 2,626명

사망자: 104명


공식적으로 학교에 대한 휴교령이 내려졌다. 3월 20일 (금) 오후부터 적용된다. 그 전에도 자가격리 중이거나 개인 사정으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교사와 학생을 배려해 부분적으로 휴교를 하던 것이 이제 다음 주면 모든 학교가 문을 닫는다. 다만 코로나 19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병원 근로자의 자녀와 무료 급식을 받는 학생 등 취약 계층을 위한 돌봄 서비스는 이어진다.


졸업시험 취소

매년 5, 6월이면 치르는 각 학교의 졸업시험도 취소된다. 영국의 졸업시험은 초등학생은 일주일 동안, 중등학교와 대학 준비반은 한 달이 넘는 기간에 걸쳐 과목별로 다양한 날짜에 치르기 때문에 시험 날짜를 연기하기가 쉽지 않다.


3월 19일 (목)

아직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발표되기 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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