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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11. 2019

모라잔의 10분 글쓰기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10분간의 자유로운 이야기 <10>

- 흔히 많은 글쓰기 창작 교육에서 하고 있는  10분 글쓰기는 10분간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영감을 주고 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연재할 10분 글쓰기는 소설(혹은 동화)을 기반으로 한  저의 자유로운 글쓰기가 될 것입니다. 매일 10분간 쓴 글을 맞춤법 수정 이외에는 가감 없이 게재합니다. -


“번쩍!”

 번개가 쳤어요. 하지만 윤후는  비옷을 단단히 입고 장화도 신었어요. 엄마는 회사에서 아직 안 돌아오셨고 아빠는 지금 야구 경기를 보느라 정신이 없어요. 이럴 때가 바로 구출작전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때에요. 

“벤 너도 가야 해!”

 윤후가 벤의 무거운 엉덩이를 끌었어요. 벤은 낑낑거렸지만 이내 포기하고 윤후를 따랐지요. 벤이 만약 멍! 하고 한 번 짖었다면 구출작전은 시작도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을 거예요. 

 “토토! 모모! 내가 갈 때까지 절대 죽으면 안 돼!”

 윤후는 벤의 목줄을 잡고 비 오는 집을 나섰어요. 토토와 모모는 윤후의 반에서 키우는 금붕어의 이름이에요. 다른 친구들은 토토와 모모를 예쁜 금붕어다! 작은 녀석, 큰 녀석 이런 식으로 불렀지만 윤후는 친구들과 달리 두 금붕어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었어요.

 어떻게 알게 됐냐고요?  처음 두 금붕어가 반 아이들을 만나러 교실로 왔을 때, 살랑살랑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수조에서 한 바퀴 돌다 입을 뻐끔거리던 것을 윤후는 놓치지 않았거든요.

 “안녕! 윤후야 난 모모야!”

 “안녕! 윤후야. 난 토토야!”

 그때부터 윤후는 두 금붕어의 이름이 토토와 모모라는 걸 알게 되었지요. 단짝인 기태는 모모와 토토를 헷갈리기도 했지만 윤후는 절대 그런 적이 없었어요. 당연하죠. 윤후와 두 금붕어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특별한 친구가 된 사이인걸요.

 “진짜 대박 사건이야. 우리 학교에 번개가 내리쳤어!”

 학교 근처에 살고 있는 기태의 문자가 왔어요.

 “학교 전체가 정전되었을 걸? 어쩌면 내일 학교에 안 갈 수도 있어!”

 기태의 문자가 왔을 때 윤후는 기태처럼 좋아할 수 없었어요. 학교에 전기가 나가면 토토와 모모가 살고 잇는 수조에도 전기가 끊긴다는 말이거든요. 뽀글뽀글 올라오는 산소 공급기가 멈춰버린다면 아! 생각하기도 싫어요.

 “벤 서둘러!”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어도 윤후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어요. 벤은 억지로 끌려 나온 개답지 않게 윤후 옆에서 속도를 내었어요. 

 “번쩍!”

 번개가 치고 어둠 속에서 학교의 모습이 드러났어요. 마치 공포영화에 나오는 건물처럼 무시무시하게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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