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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07. 2019

모라잔의 10분 글쓰기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10분간의 자유로운 이야기 <5>

- 흔히 많은 글쓰기 창작 교육에서 하고 있는  10분 글쓰기는 10분간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영감을 주고 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연재할 10분 글쓰기는 소설(혹은 동화)을 기반으로 한  저의 자유로운 글쓰기가 될 것입니다. 매일 10분간 쓴 글을 맞춤법 수정 이외에는 가감 없이 게재합니다. -


 종혁이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윤아가 종혁이에게 필통을 집어던지고 울면서 나갔는데도 말이다. 종혁이는 그냥 자리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교실 공기는 매우 차가웠다. 아이들 중에 아무도 이 상황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렇게 2분 정도의 시간이 흘러갔다. 2분이 지나고

 “야, 무슨 있었어?”라며 상철이가 종혁이에게 말할 때까지 종혁이는 멈춰진 시간 속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고 2분 동안의 멈춰진 시간....  그 짧으면서도 기나긴 시간 동안 종혁이의 머릿속은 광속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윤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유를 물어볼 용기도 없었다. 머릿속에서 처음 떠오른 건 오늘 아침 자습시간에 윤아가 주고 간 쪽지였다. 파란 메모지를 곱게 두 번 접은 쪽지가 종혁이의 손 위에 올려졌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쪽지를 어디 두었더라? 그 쪽지엔 뭐가 적혀 있었지? 종혁이는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그 쪽지를 어디에 두었는지 그 내용이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도대체 난 그 쪽지를 어디에 둔 걸까? 내가 그걸 읽어보기나 했었나?’

 종혁이는 한 숨을 푹 쉬었고 그와 함께 2분 동안 멈추어진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야 무슨 일 있었어?”

 상철이의 말에 종혁이는 잠시 멈칫하다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모르겠어.”

 정말 애매한 답변이 아닐 수 없었다. 책상 위에는 전 시간 수학책과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샤프 하나만 있을 뿐이었다. 파란 메모지..... 그건 도대체 어디 있는 거지? 

 “뭐야, 그럼 걔는 왜 그런데?”

 상철이는 윤아가 달려 나간 교실문을 쏘아보며 말했다. 윤아가 그런 반응을 보인 건 분명 그 쪽지 때문일 거다. 그런데 종혁이에겐 지금 그 쪽지가 없다. 그 쪽지의 내용도 알지 못한다. 혹시 아침자습시간에 윤아가 준 그 쪽지에는 매우 심각한 내용이 적혀 잇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윤아에게 달려가 이유를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윤아에게 차마 쪽지를 잃어버렸고 쪽지를 펴보지 조차 않았다고 말할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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