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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08. 2019

모라잔의 10분 글쓰기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는 10분간의 자유로운 이야기 <7>

- 흔히 많은 글쓰기 창작 교육에서 하고 있는  10분 글쓰기는 10분간 자유롭게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새로운 영감을 주고 필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연재할 10분 글쓰기는 소설(혹은 동화)을 기반으로 한  저의 자유로운 글쓰기가 될 것입니다. 매일 10분간 쓴 글을 맞춤법 수정 이외에는 가감 없이 게재합니다. -


“은영아, 언제부터 서 있던 거니?”

김 선생님은 당황한 표정으로 은영이를 바라보았다. 수업이 시작된 지 30분이 지나서야 키 작은 은영이가 1학년 복도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을 발견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마음속까지  밀려들어왔다. 김 선생님은 최대한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은영이에게 물었다. 아이는 얼마나 오랫동안 복도에서 이렇게 서 있었던 것일까? 지난달 학부모 총회에서 본 은영이 부모님의 딱딱한 얼굴과 목소리가 떠오르자 김 선생님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부터 나왔다. 

 “근데, 왜 안 들어오고 밖에 있었어?”

 은영이는 잠시 김 선생님을 바라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안 알려 주지.”

 김 선생님은 아이의 답변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이 아이가 이렇게 당돌했었나?

 “알았어. 이제 교실로 들어가자. 친구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잖아.”

 하지만 은영이는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그러는데?”

 “안 알려 주지!”

 아이는 똑같은 대답뿐이었다. 김 선생님은 어찌해야 할지 몰라 잠시 은영이의 눈을 바라보았다. 눈빛에 장난기가 보이지는 않았다. 오늘 아이의 모습은 낯설기만 했다. 은영이네 부모는 좀 극성맞았지만 은영이는 크게 문제가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크게 눈에 띄는 아이가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 은영이의 모습은 뭔가 이상했다. 

 “정말 안 알려 줄 거야?”

 “응 안 알려줘.”

 “왜? 왜 안 알려 주는데?”

 아이는 김 선생님의 말에 다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이 없었다.

 “그러지 말고 알려줘. 알려 주면, 음……. 선생님이 딸기 맛 사탕 줄게 응?”

 그러자 아이의 눈빛이 달라졌다. 역시 아이들이란…….

 “정말?”

 “선생님이 약속할게 정말이야.”

 “우리 엄마가 그랬는데…….”

 은영이가 느릿하게 말을 꺼냈다.  김 선생은 고개를 숙여 은영이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귀신이 물어보면 절대 대답하지 말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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