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끝없는 써칭, 아웃바운드, 제안, 설득 그리고 거절이 쌓여갔습니다. 지금은 비록 미약할지라도 언젠가는 작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매일매일 반복된 하루를 이어갔습니다. 저는 이 생활 속에서 나름대로 저만의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부분적으로 실행해 왔지만, 이 시기에 저는 파편들을 모아서 저만의 루틴이라는 큰 덩어리로 만들었습니다.
1. 꾸준히 글을 쓰고, 포스팅한다.
2. 친구들을 함부로 만나지 않되, 약한 연결(weak Ties)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나간다.
3. 직장인으로서의 문법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프리랜서라는 새로운 문법을 배운다.
루틴이라기보다는 스스로의 다짐이었습니다. 친구와의 만남에 대한 위험성을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저런 ‘역량’들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사람이 여기 있음을 꾸준히 알려야 새로운 인연을 만날 수 있고, 새로운 인연 속에서 새로운 기회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하루 6~7시간 써칭을 하면서도 나머지 시간에는 글쓰기와 링크드인을 통한 네트워크 아웃바운딩을 지속했습니다. 어느 날, 저는 저의 눈을 잡아끄는 한 포스팅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굴지의 IT 기업 출신들이 의기투합하여 스타트업 AC를 창업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스타트업 AC는 “창업기획자(Accelerator)”로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멘토링, 사업 공간, 교육 등 집중적인 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성장을 가속화하는 일을 합니다. 기존에 제가 링크드인에서 많이 뵙던 분들이었습니다. 직접적인 대화는 없었지만, 그분들의 활동을 보면서 내심 부러워하던 참이기에 그때부터 저는 그분들을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그분들은 일명 자문 그룹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올렸습니다. 스타트업은 성장하면서 여러 분야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기술분야가 제일 급선무였다면, 인원과 조직이 성장하면서 재무, 인사, 홍보 등 여러 분야의 셋업이 필요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인사부문의 셋업이 필요하다고 당장 인사 담당자를 채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해당 분야의 경험과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시니어급의 자문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렇게 스타트업의 여러 분야를 자문할 전문가 pool을 만들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자신은 없었지만, 나름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의 여러 규모의 기업 HR 경험이 있기에 저도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새로운 인연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과감하게 신청 버튼을 클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