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문과출신 N잡러 이야기
두근두근
그 스타트업 방문날짜를 기다리는 저의 심장은 매일매일 요동쳤습니다. 입사를 위한 면접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면접이 제 자신을 세일즈 하는 자리라면, 이번 만남은 서로가 어느 정도 동등한 입장에서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그 스타트업의 최근 뉴스와 비즈니스 도메인에 대해서 학습을 했습니다. 평소 잘 모르던 분야이기에 좀 어렵긴 했지만, 기업과 산업계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합리적인 HR도 어렵기 때문에 열심히 학습했습니다.
드디어 그날이 오고 저는 예정 시각보다 30분 먼저 도착해서 주변을 서성였습니다. 너무 일찍 연락드리면 실례이기에 약속시각 5분 전이 돼서야 연락을 드렸습니다. 안내를 받고 해당 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처음 만나 뵌 CEO님을 보면서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수는 아니지만 몇몇 기업에서는 HR은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저 사고 뒷수습이나 하고 경영층의 원웨이 지시만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평소에 지키지 않다가 문제가 생기면 수습만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찾아온 이 스타트업은 달랐습니다. 인원이 많지는 않았지만 조직의 성장을 위해서 HR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계셨습니다. 담당직원이 있긴 하지만, 시니어 HR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오늘의 자리가 마련되었된 것입니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 이후 협업의 형태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저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규모가 큰 기업은 아니었기에 굳이 시니어 HR 팀장급을 채용하기에는 기업의 부담이 컸습니다. 저는 저대로 풀타임 근무를 하면서 주니어급으로 연봉을 낮추기는 어려웠습니다. 즉, 서로가 HR 팀장의 풀타임 채용(근무)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럼 저를 구독하시면 어떨까요? 일주일에 하루이틀 정도로 말이지요.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이 스타트업과는 인연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 그 한마디는 저에게 많은 생각의 단초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