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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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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린 Apr 25. 2023

알고도 모르는 것 투성이

세상은 알고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축구공처럼 생긴 콩만 한 열매를 찾아보세요."

대운산 취재 중 산림지도사의  말에 이리저리 땅을 훑어봤다. 보이는 건 온통 도토리뿐.
한참 동안 바닥을 내려다보다, 도토리 사이에서 정말 딱 축구공같이 생긴 열매가 하나 있었다.

구멍이 숭숭 난 이 열매는 편백나무 열매.

열매를 줍고 고개를 드니 하늘 위로 쭉 뻗은 편백나무가 우뚝 서 있다. 편백나무의 피톤치드가 사람에게 그리 좋다고 해서 베개도 편백, 안마기도 편백, 집 인테리어도 매끈한 편백나무로 갖추는데, 정작 편백나무는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

편백나무 열매를 두 손바닥 안에 넣어 돌돌 굴리니 작은 알갱이가 나온다. 편백나무의 씨앗이다.
코딱지만 한 씨앗은 흙과 햇살, 바람을 품고 아름드리나무로 숲을 채웠다. 코딱지만 한 씨앗이 품고 있는 세상이 참 높고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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