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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Feb 12. 2019

내 입에서 좀 떠나라

2월 12일


특별히 좋은 일이 있던 날도 아니었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아니 어쩌면 어제보다 더 평범한 하루였다. 가끔 아침에 입에 붙은 노래가 하루 종일 내 마음과 다르게 입에서 떠나질 않고 흥얼거릴 때가 있다. 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아침에 뭔가를 암기하면 가장 오래 기억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것도 같은 이치일까? 아침에 입에 붙은 노래는 도무지 내 입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괜찮다며 웃는데

   거울 밖에 난 울고 있잖아    

 

 넌 괜찮니 지금도 나는 실감 나지 않는다

 어제 니가 쓰던 컵이 아직 나와 둘이 앉아있고

 너의 사랑이 머물다 떠난 내 방안의 슬픔은

 내 가슴에 스며 내게 어제보다 더 큰 아픔을 주네 ♬    


이별을 한 것도 아니고 내 마음 같지도 않은 노래가 어쩌다 오늘 내 입에 붙어버렸는지 모르겠다. 일에 집중하다가도 어느 순간 또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뭔가를 잊으려면 육체노동만 한 게 없는데 밭이라도 메러 나가야 하나.    


다른 노래도 들어보고 잠시 일을 손에서 놓아 봐도 결국 도돌이표다. 이젠 방법이 없다. 오늘은 하루를 일찍 마감하고 조금 빨리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설마 꿈에서도 들리고 자다가도 부르지는 않겠지.    


제발 내 입에서 좀 떠나라. 내일은 아무것도 흥얼거리지 않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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