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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펄 Feb 13. 2019

만남 자체가 배움이죠

2월 13일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유능한 사람이 순수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 귀엽고 재밌다. 오늘 만난 분은 내가 볼 땐 세상 부러울 게 없는 분인데 작은 것 하나에도 감격하고 즐거워하는 게 신기했다. 밥 먹기 전에 내가 음식 사진을 찍으니 “음식 사진을 왜 찍으시는 거예요?”라고 물으셨다. “음식이 예뻐서요.” 했더니 바로 따라 사진을 찍으셨다. 그러곤 “허허허 허.”웃으시며, “이런 것도 재밌네요.”라고 하셨다.    


이게 뭐가 그리 재밌는 걸까 의아했다. 누구나 다 하는 작고 소소한 일을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며 웃음이 떠나질 않으셨다. 대화를 나눌 때도 말끝마다 “제가 작가님을 만나서 참 많이 배웁니다.”라고 하시는데,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모르고 혼자 오해하고 있었다.    


‘아니, 도대체 나한테 뭘 배운다는 거야? 더 이상 배울 것도 없는 분이고,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사람이면서 왜 말끝마다 나한테 배운대. 부담스럽게. 아니면 반어법으로 나를 놀리는 건가?’    


그 말이 들을수록 부담스러웠다.   


“아니, 도대체 뭘 자꾸 저한테 배우신다고 하세요. 제가 더 많이 배워야 하는 분인데요.”  

  


아니죠.
사람은 누구나 배울 점이 있어요.
더구나 저는 글을 쓰고 싶고,
작가를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잖아요.
작가님 만나서 이렇게 밥 먹고 얘기 나누고 하는 게
얼마나 즐겁고 큰 도움이 되는 데요.
만남 자체가 배움이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군가와의 만남을 소중히 생각하고, 배움의 시간으로 여기며 자신을 낮추는 모습에 진심이 느껴졌다.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싶으니 종종 만나서 대화 나누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오히려 내가 배워야 할 점이 정말 많았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 상대에게 배우려는 자세, 작은 배움에도 감사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앞으로 이어질 수많은 인연들과의 만남에서 잊지 말아야 할 마음가짐이 생겼다. ‘만남 자체가 배움’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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