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내가 편안해지는 법
“나는 왜 이렇게 조용할까.”
“왜 남들처럼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못할까.”
P 씨는 늘 이런 고민을 했다. 회의 자리에서 말 한마디 하는 게 힘들었고, 모임에서는 늘 침묵을 지켰다. 누가 말이라도 걸어오면 어색한 표정으로 쭈뼛대다가 제대로 대답도 하지 못했다.
너는 왜 그렇게 내성적이야?
좀 적극적으로 나서야지,
세상은 그렇게 살면 안 돼.
그런 말들이 쌓일수록 P 씨는 자신을 더 작게 만들었다.
“그래, 난 뭔가 부족한 사람인가 봐.”
P 씨는 생각이 깊고 한 가지를 오래 곱씹으며, 감정을 속으로 감추고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그러나 내성적이고 조용한 것이 결함은 아니다. 깊이 생각하는 방식이고,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회복되는 사람이었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어요.
그동안 다른 기질의 언어로
나를 해석했던 것 같아요.
그 후로 P 씨는 조금 달라졌다. 모임에 억지로 나가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았고, 주말 오후엔 조용하게 책을 읽는 시간을 ‘고립’이 아닌 ‘충전’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즉각적인 말재주를 강박처럼 쫓지 않았다. 그 대신 상대의 말을 천천히 듣고, 그 안의 감정을 곱씹는 자신의 방식을 존중하기 시작했다.
기질을 이해한 순간, 세상과 싸우던 자신을 더 이상 책망하지 않았다. 그건 변한 게 아니라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우리는 흔히 성장이라는 단어를 더 활발해지고, 더 적극적이 되는 것으로 오해한다. 하지만 진짜 성장은 나답게 살아가는 용기를 회복하는 일이다. 기질을 이해하는 건 스스로를 바꾸려는 싸움에서 벗어나 자기 안의 언어를 인정해 주는 과정이다.
누군가에게는 침묵이 깊은 대화이고, 누군가에게는 함께 즐기는 게 휴식이다. 이런 부분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부족함은 결핍이 아니라 특질이 된다.
P 씨는 이제 더 이상 “나는 왜 이럴까” 대신 “나는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한다. 자긴 비난이 줄어들고,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해는 세상과의 관계를 새롭게 바꾸는 시작이 되었다.
자신의 기질을 이해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기 자신과 화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화해는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까지 바꾸어놓습니다. 기질이 만든 내면의 패턴과 성장의 원리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관계와 삶을 바꾸는 기질 심리학》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기질은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의 언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