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없이 산다.
2025년 1월, 나는 자발적 백수가 되었다.
대단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매일 매일의 생활이 별로 재미없다고 느껴졌고, 이걸 계속 참고 견디는 게 무조건 옳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 것뿐이다.
내가 시간의 주인이라는 감각이 현저히 떨어져있었다.
무거운 몸과 야식의 습관 등이 불쾌하고 싫었지만 개선할 힘이 없다고 느꼈다.
40대 중반에 가까워져가고 있었는데, 후반부도 지금처럼 지내면 되겠느냐는 스스로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가 어려웠다.
통장에 매달 차곡차곡 쌓이는 돈으로 휴가를 다녀오고, 더 나은 집으로 이사도 가고, 예쁜 조카의 옷을 사주거나 부모님과 좋은 곳에 가기도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뭔가 빠져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좀 다르게 지내보기로 했다.
그렇게 논 지 7개월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몇 번의 여행을 다녀왔고,
돈을 모으던 생활에서 돈을 쓰기만 하는 생활로 변했다는 것,
6kg 정도 체중이 빠졌다는 것,
일할 때보다는 그래도 건강하게 먹고 몸을 더 움직인다는 것...
사실 노는 시간에도 특별한 건 없다.
별일없이 지낸다.
다만 어딘가에 끌려가듯 주도권을 잃고 있다는 느낌과 막연한 불만감 같은 것들은 그래도 줄어든 것 같다.
하는 일 없이 지내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를 하고 있는 지금의 생활을 기록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몇 년만에 다시 브런치에 글을 올려본다.
정기적으로 쓸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