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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리따 Jan 09. 2023

불안할수록 필요한 일

가치관 만들기

가치관은  행동, 결정, 판단하는데 기준이 됩니다. 물건을 살지 말지 결정할 때에는 알게 모르게 형성된 가치관이 작용해요. 물론, 충동 소비가 아니라는 가정하에서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삶의 방향과 맞는지 등을 따져가면서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육아 가치관이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오늘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저는 교알못인 엄마입니다. 깊게 배우지도 않았고 현실에서 부딪히며, 때로는 책을 읽으며 저만의 교육 가치관을 형성했어요. 많은 엄마들이 저처럼, 아이의 발달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하지 않을까요? 교육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지 않은 엄마 하지만 또 교육에 관심은 있는 엄마라서 조금은 생각해 봤습니다. 


교육,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올바른 인격체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일, 많은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해요. 우리도 완벽하지 않은데 아이에게 좋다,라고 하며 주입시키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올바른 성인이 되도록 돕는 일이니 장기간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교육에서도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결정 내려야 합니다. 교육 가치관이 없으면 여기서 찔끔, 저기서 찔끔, 누가 무엇을 하는지에만 관심을 두게 되겠죠. 하지만 매번 그럴 수 없잖아요? 없다면 기준을 세우는 일이 필요합니다. 있으면 점검하고요. 


주말에 지인을 만났습니다.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아이와 여섯 살의 쌍둥이를 키우고 있어요. 당연 관심사는 아이들의 교육입니다. 명확한 답도 없는 이 이야기를 가지고 얘기를 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는 공부하기 싫어해요. 제가 옆에서 봐도 그렇습니다. 공부할 때 눈이 반짝반짝하는 친구 있죠? 하지만 이 아이가 여기에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숙제는 해라고 몇 번 잔소리 들어야 손에서 보던 스마트폰을 끕니다. 엄마 입장에서는 안 답답할 수가 없어요. 매일 이러면 속이 부글부글 끓을 겁니다. 이럴 경우 저주의 말도 퍼붓게 되고요. 


엄마도 알고 있습니다. 몸으로 노는 걸 더 좋아해요. 아직까지 공부보다는 놀기입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이라 마냥 놀라고 할 수는 없어요. 엄마는 아이가 나보다는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어느 정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는 기본만이라도 했으면 합니다. 잘하면 좋겠지만 구멍도 없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매일 공부하라 하고, 학원도 보냅니다. 


이야기를 듣는데요, 갑자기 걱정이 됩니다. 저는 어느 정도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과연 현실적으로도, 앞으로 이 마음 변치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깁니다. 평소 저는 '공부는 자기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배운 내용 복습하고 부족한 부분은 학원, 강의로 보완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공부는 혼자 하는 거지, 불러주는 이야기를 듣는 건 아니니까요. 이렇게 공부해서 남는 건 없다는 걸 겪어봤기 때문에 우리 아이한테는 안 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제가 이제 초1을 보낸 아이를 키우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인은 과연 가치관이 없었을까요? 저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막상 학교를 보내보니 아니었겠죠.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할 겁니다. 학원에서 선행을 하고 있으니까요. 말로만 듣던 학교에서는 간단하게 짚어주고, 학원에서 배웠다 생각하고 진도만 빼기 바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불안해집니다. 


대화 막바지에 다시 정신을 차립니다. 대화를 할수록 저는 수능이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제 가치관이 입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평생 공부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그러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혼자 공부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여기서 혼자란 세 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스스로 하기, 부모보다는 아이가 관심을 가지기, 공부 방법도 아이가 정하기. 대학을 위한 시험보다는 '공부하는 인생'에 목표를 두고 있다는 점을 알고 나니 걱정이 걷어집니다. 


이 기준이 맞고 틀리고는 없습니다. 답이 없기 때문에 부모는 더 힘든 일이겠지요. 

저도 초반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팔랑귀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선배 육아맘의, 초등맘의 이야기를 들으니 불안해졌습니다. 변하지 않겠다, 뭐 이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흔들리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이 교육도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닐까요? 부모는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한 교육 가치관을 만들어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한 번 더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더 단단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교육의 흐름에 맞게 수정도 할 겁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부족하고 놓친 건 채워가고, 욕심이 많다 싶은 건 걷어가고 있습니다. 

기준이 있어서 불안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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