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달

11화

by 에르네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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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정현우는 티베트 고원에 도착했다. 해발 4,000미터가 넘는 고지대에서 공기는 희박했지만, 그만큼 하늘은 더욱 가까웠다. 이번 목적지는 라싸 근교의 한 고찰. 오래전부터 티베트 불교에서 '윤회와 천문'을 상징하는 사원이라 알려진 곳이다.

그는 주황색 승복을 입은 승려의 안내를 받아 사원의 중심 전각으로 들어섰다. 그 안에는 거대한 만다라가 벽면에 그려져 있었고, 정중앙에는 반달과 해,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싼 뱀의 무늬가 있었다.

"이건 만다라 안의 시간 구조를 상징합니다," 승려가 설명했다. "삶은 죽음을 통해 다시 시작되고, 모든 것은 순환 속에 존재하죠."

현우는 노트에 빠르게 도형을 옮겨 그리며 물었다. "여기 있는 이 뱀의 형상은... 우연이 아니군요?"

"그건 '쿤달리니'라 부르기도 합니다. 안쪽에서 꿈틀거리며 깨어나는 에너지, 다시 태어나는 힘이죠."

그는 조용히 숨을 들이켰다. 그 말은 지금까지의 탐사에서 만난 상징들과 일치하고 있었다. 마야의 이슈첼, 이집트의 우로보로스, 앙코르의 나가... 이 모든 상징은 인간 존재의 내면과 우주의 외형을 동시에 상징하고 있었다.

사원을 나서자 푸른 하늘 아래 달이 떠 있었다. 해는 아직 남아 있었지만, 그 곁의 달은 선명했다. 현우는 문득 중얼거렸다. "해와 달이 동시에 떠 있는 시간... 이것이 균형의 순간이겠지."

그는 다시 노트를 꺼내, 지도에 티베트를 표시했다. 그리고 세 개의 중심 점—해, 달, 뱀—을 연결하는 삼각형을 하나 추가로 그렸다.

그날 밤, 그는 라싸의 고요한 숙소에서 명상하듯 앉아, 지금까지의 여정을 되짚었다. 그리고 이렇게 적었다.

"시간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존재한다. 그 상징을 고대인들은 하늘과 대지에 새겨 넣었다. 나는 이제 그 해답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다."

그는 천천히 펜을 내려놓고, 창문 너머 떠오르는 보름달을 응시했다. 그의 눈빛에는 평온함과 함께, 다음 단계를 향한 굳은 결심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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