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산업은 코로나19로부터 가장 큰 피해를 받은 산업입니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이 폐쇄되고 시민들의 이동이 급격히 제한되었기 때문인데요.
고객이 급격히 줄면서 재정난에 시달리던 항공업계와 관광업계는 대규모 해고를 단행했습니다. 백신이 나오고 있지만,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지도 미지수인 상황이죠.
이런 상황 속에서 오히려 수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여행 스타트업이 등장했는데요. 특히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실리콘밸리 최고의 벤처캐피탈(VC) 중 하나인 세쿼이아가 투자에 참여했다고 밝혀져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홍콩의 스타트업, 클룩(Klook)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팬데믹 이전의 클록은 여행 중개 서비스를 주력 서비스로 내세우던 스타트업이었습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사람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하여 이들의 해외여행을 연계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었죠.
특히 클룩이 가지고 있던 차별점은 액티비티를 강조한 것에 있었는데요. 단순히 여행을 중개해주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할 수 있는 활동까지 같이 연계해주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덕분에 2014년 설립 이후 건실하게 꾸준하게 성장했습니다. 2019년 이미 270개 이상의 여행지에 10만 개가 넘는 활동들을 중개하고 있었죠.
그 결과 2019년 클록은 유니콘 기업(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 평가받은 스타트업)으로 등장하였습니다. 이맘때 손정의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고요.
그러나 클록은 이내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대형 악재를 맞이했습니다. 특히나 해외여행을 주로 중개했던 클록이었기에 피해는 더욱 막심했습니다. 3, 4월에는 수익이 90% 이상 하락하기도 했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클록은 300명이 넘는 직원을 해고나 무직 휴가로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코로나 직전에 2,000명이 넘던 직원의 20% 이상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죠.
하지만 이에 무너질 클룩이 아니었습니다. 클룩은 생존을 위해 빠르게 변화를 택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맞춰 핵심 서비스를 바꾼 것이죠.
원래 해외여행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과 달리, 클룩은 집 안과 국내로 눈을 돌렸습니다.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들을 연결해준 한편, 인근 지역의 다양한 여가활동을 고객과 연결해주었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객층을 대상으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자 시장은 이에 호응했습니다. 예년 예약률을 회복하고 제공하는 서비스는 오히려 150% 증가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모두 만회했습니다.
클룩이 이번에 받았던 투자는 시리즈 E 투자였는데요. 이번 라운드의 정확한 투자금액은 총 2억 달러, 한화로 2200억 원 규모였습니다. 이로써 지금까지 받은 투자는 총 7.2억 달러가 되었죠.
이번 투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주로 투자하는 홍콩계 투자기업 아스팩 매니지먼트가 주도했습니다. 여기에 기존 투자자였던 소프트뱅크는 물론 세쿼이아 차이나 등이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이로써 클룩은 유니콘 기업으로서의 자질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기업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하지만, 앞으로 주목해서 지켜볼 만한 기업이 되었음은 틀림없습니다.
이번 투자는 시기적으로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았던 산업의 스타트업도 대응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가지고 있던 고객층의 새로운 수요에 맞춰 과감하게 피보팅을 했기에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이 오히려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리고 클록이 피보팅의 유일한 수혜자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대한항공도 해외여행 대신 가지고 있던 비행기를 활용해 물류 시장에 진출했죠. 오히려 수익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는 현재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는 수많은 기업들에게 큰 시사점을 남긴 듯싶습니다. 시장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은 이제 앞으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말이죠.
이제 시리즈 E를 받으며 한 단계 더 성장한 클룩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또 다른 어떤 기업이 혁신적인 기업이 앞으로 우리 앞에 등장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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