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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y Mar 13. 2024

나만의 비밀장소, 좋아하는 공간

한 달 매일 쓰기의 기적 #4

    내 비밀 아지트는 도서관 900번 서가였다. 900번대는 역사책이 꽂혀있는 서가다. 역사학을 전공했던 나는 과제를 위해 그곳을 들락거렸다. 우연히 좁은 공간에 놓인 책상을 발견했는데, 역사가 인기가 없어서인지 시험기간에도 그곳만큼은 자리가 비어있었다. 혼자 있고 싶은 날엔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곳으로 향했다. 동기들에겐 급한 일이 있다고 둘러대곤 했다.

    사람 하나 없는 아늑한 공간에, 햇빛이 따사롭게 내려오던 그 자리는 생각에 잠겨있기에 제격인 곳이었다. 시험기간의 괴로움, 낮잠의 달콤함, 취업준비의 서러움과 합격의 기쁨까지, 공용공간이지만 내심 아무도 모르길 바랐던 그 책상은 내 많은 시간들을 함께해 주었다.

    졸업한 지 올해로 8년 차가 되었다. 가끔 그때의 기분과 작은 책상이 생각날 때가 있다. 역사는 여전히 인기가 없지만, 사람도 오가지 않겠지만, 그곳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누군가가 나타나주었길. 그래서 그에게도 소중한 추억거리를 남겨주길. 늘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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