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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틀려라, 트일 것이다> 리뷰

비즈니스 세계에서 도약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by 이건승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게 추천하거나 선물하고 싶어진다. 최근에 읽은 <틀려라, 트일 것이다>가 바로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이 유독 재미있고 의미 있게 다가온 이유는 단순하다. 마치 내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들, 그리고 일에 대한 나의 생각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이 책이 그 답을 건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과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평소 팔로우하던 브랜드 마케터 wi_see_list(위한솔)님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게시글을 보게 됐다. 거기에 발췌된 몇 문장이 있었는데, 단어 하나하나가 유독 강렬하게 다가왔다. 마치 나를 겨냥한 듯한 문장들이었고, 그 순간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설임 없이 주문 버튼을 눌렀고, 책이 도착하자마자 한 문장 한 문장에 밑줄을 그어가며 마치 내 생각을 정리하듯 책을 읽어 내려갔다.


공감되는 문장을 발견할 때마다 밑줄을 그으며 읽어 나갔다.


이 책의 저자인 김지안 작가님은 현재 스픽의 그로스 마케팅 리드로, 2021년부터 스픽에 합류해 성장 전략을 이끌고 있다. 이 책은 특정 기업의 성공 신화를 다루거나, 뛰어난 인물의 위인전이나 평전처럼 서술하는 방식이 아니다. 대신, 담백한 문체로 스픽의 ‘로우 에고 프로페셔널리즘’과 일하는 문화, 그리고 현재의 성장 동력 뒤에 자리한 철학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이를 통해 스픽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책을 읽고 몇 장을 넘기자마자, 마치 내 생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문장을 마주했다.

"겸손한 천재들은 자신이 사회적으로 어떤 인정을 받고 어떻게 소개되는가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자신의 명함에 인쇄된 직무명이 퍼포먼스 마케터이든 그로스 마케터이든 크게 개의치 않는 것이다. 직무명이 무엇이든 '그 직무가 곧 나'라고 주장할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에 집중하는가? 그들은 오로지 팀이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더 큰 문제를 해결하고 전례 없는 성장을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 자체이지, 직책이나 직무적 타이틀이 아니라고 나는 늘 생각해왔다. 특히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면서, 나는 직무명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기를 강조해왔다. 분석가는 단순히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직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좀 더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역할일 뿐, 나의 본질적 가치를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롤플레잉 게임에 비유하자면, 게임 속 캐릭터들이 기사, 마법사, 군주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능력을 활용해 게임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과 같다. 역할이 다를 뿐, 본질적으로 우리는 같은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롤플레잉 게임에 비유하자면, 게임 속 캐릭터들이 기사, 마법사, 군주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능력을 활용해 게임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점과 같다


T자형 인재를 넘어, 퍼즐형 인재로


T자형 인재는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추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대한 넓은 이해도를 지닌 인재를 의미한다. 책에서는 스픽 역시 이러한 인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설명하지만, 동시에 이 개념이 스픽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일하고 협업하는지를 완전히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대신, 작가는 새로운 개념인 ‘퍼즐형 인재’를 제안한다.


퍼즐형 인재란 자신만의 핵심 전문성을 가지면서도, '일을 되게 만드는’ 확장된 역량까지 갖춘 인재를 뜻한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일이 되게 한다’이다. 즉, 단순히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넘어서 필요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마치 하나의 퍼즐 조각이 맞춰지면서도, 필요에 따라 다른 퍼즐을 자연스럽게 연결해가는 사람이 퍼즐형 인재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개념에 깊이 공감한다. 나 역시 퍼즐형 인재를 선호하고, 스스로도 그러한 방향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결국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단순한 개인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확장성을 갖춘 사람만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퍼즐형 인재들이 모인 팀이라면, 적은 인원으로도 충분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며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퍼즐형 인재란 자신만의 핵심 전문성을 가지면서도, '일을 되게 만드는’ 확장된 역량까지 갖춘 인재를 뜻한다


일의 순도를 높여라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은 평균적으로 하루 8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며 일한다. 우리는 그 시간 동안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의미를 찾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가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 역시 지금의 일을 좋아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이런 의문이 든다. "왜 우리는 사무실이라는 공간에서, 책상 앞에 앉아 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걸까?" 그런 순간마다 나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새기곤 한다.


특히, 책에서 말하는 ‘순도 낮은 일’을 접할 때 이러한 고민이 더욱 깊어진다. 반면, 순도 높은 일을 할 때는 성취감과 보람이 쌓인다. 책에서는 ‘일의 순도를 높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간단히 말하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진짜 노동’을 하는 것이다. 내 하루 8시간 중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들의 비중이 많아질수록, 일의 순도는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목표 달성을 위한 일들은 대개 높은 문제 해결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일의 순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단순히 바쁘게 일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능력이 점점 성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내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일에 대한 가치관’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다. 이 장을 읽는 내내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나는 지금 순도 높은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말이다.




일 잘하는 팀은 가시성이 높다


일 잘하는 팀은 가시성이 높다

책에서는 ‘비저빌리티(visibility)가 높은 사람’을 일잘러로 정의하며,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비저빌리티를 두 가지 의미로 설명한다.


1. 영향력이 큰 프로젝트

: 내가 추진한 프로젝트나 업무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거나, 상위 리더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경우, “이 프로젝트는 비저빌리티가 높다”라고 표현한다.


2. 업무 프로세스의 투명성

: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다른 사람들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때도 “비저빌리티가 높다”라고 말한다.


책에서는 스픽에서의 비저빌리티는 주로 두 번째 의미로 사용된다고 한다. 실제로 업무의 ‘가시성’은 팀과 조직 운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특히 상위 리더일수록 팀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업무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비저빌리티를 높이는 방법

책에서는 비저빌리티를 높이는 첫 번째 방법으로 팀원들이 같은 지도를 바라볼 수 있도록 기준을 통일하는 것을 제시한다.


✔️ 표준화된 업무 기준이 명확하다면, 팀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를 절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 확보된 리소스를 더 중요한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성과를 하나씩 쌓아갈 수 있다.


특히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중요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대시보드는 단순히 데이터를 나열하는 도구가 아니다. 비즈니스의 현재 상태를 빠르게 진단하고, 이에 따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비저빌리티가 아닌 '있어빌리티(있어 보이는 것)'로 채워진다면, 대시보드는 결국 실효성을 잃고 오래가지 않는다. 본질적인 목적이 담기지 않은 대시보드는 결국 분석가의 개인적인 창작물에 불과하게 된다.


비저빌리티가 높은 대시보드의 조건

책에서는 비저빌리티를 높이는 대시보드가 갖춰야 할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1. 일관성

: 대시보드에서 사용하는 모든 지표와 용어의 정의가 명확해야 한다. 지표 해석이 사용자마다 다르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아니라 해석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2. 실시간성

: 현재 비즈니스의 현황과 변화 추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신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3. 목적성

: 이 대시보드를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위해 활용할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단순한 숫자 나열이 아니라, 실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데이터가 담겨 있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충족될 때, 대시보드는 단순한 ‘데이터 시각화 도구’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작년부터 TF를 진행하면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 더욱 깊이 와닿는다. 실제로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동료들과 비저빌리티를 높이며, 한정된 역할과 영역에 갇히기를 거부하며 하루하루를 비즈니스 성장에 집중해왔다. 그래서인지, 스픽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내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추천하거나 직접 선물하고 있다. 혼자서 성과를 만들어내고 일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적을 공유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동료들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 팀이 더욱 끈끈하게 연결되고, 지금보다 더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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