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귀 못 알아듣는 AI를 내 편으로 만드는 현실 매뉴얼

프롤로그

by 낭만닥터진사부

나는 왜 이 글을 쓰는가 — 2년간 AI와 싸우고, 화해하고, 결국 내 편으로 만든 이야기

2년 전쯤, 나는 꽤 자신 있게 주변에 물어봤다.

"요즘 AI 어때요? 써볼 만한가요?"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았다.

"아직 멀었죠. 너무 허접해요. 거짓말만 하고 못쓰겠어요!"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당시 챗봇도 너무 멍청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구체적인 질문에 대한 맥락을 아예 못 찾아낸다고 생각했다. 우리 모두 틀리지 않았다. 다만, 우리 모두 너무 빨리 결론을 내렸을 뿐이다.


어느 날, 문이 열렸다

그러던 어느 날,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쓰는 모임에 발을 들였다.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는 없었다. 그래봤자 얼마나 쓰겠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문을 여는 순간, 나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사람들이 AI로 기획서를 쓰고, 보고서를 분석하고, 강의 자료를 만들고, 심지어 사업 전략을 짜고 있었다. 그것도 꽤 진지하게, 꽤 능숙하게. 나만 혼자 2년을 밖에서 서성인 기분이었다. 모두가 이미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나만 아직 골목길 지도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집에 돌아오는 길이 유난히 멀게 느껴졌다. 아직도 먼 사람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책부터 읽었다

나는 전자회로 설계에 Firmware를 설계하는 개발자 출신인데도, 전자기기의 매뉴얼이 너무 길지 않으면 항상 보고 시작한다. 그럼 처음 쓰지만 남들보다 처음부터 쉽게 잘 다루게 된다. 그런데 나도 놓쳤다. LLM매뉴얼은 아직도 못 보았다. 바보같이... 너무 길다. 그래서 책을 통한 간접경험을 택했다.

LLM의 개념, 프롬프트 설계, AI 활용법 관련 책을 5권 넘게 읽었다. 유료 구독도 시작했다.

처음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AI한테 에세이를 시켰다가 세 번 욕했고, 사업계획서는 다섯 번 다시 시켰다. 논문 작업에서는 AI가 그럴듯하게 만들어준 참고문헌이 전부 가짜라는 걸 제출 직전에 발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배웠다.

AI가 멍청한 게 아니었다. 내가 AI의 언어를 몰랐던 거였다.

이젠 여러분들에게 좀 더 빠른 간접경험을 선물하려 한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2년 가까이 쓰면서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AI는 이미 모든 분야에 들어와 있다. 전쟁터에서도, 수술실에서도, 금융시장에서도. 그런데 왜 내 주변 사람들은 아직도 안 쓰고 있을까?

행동경제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하면, 이건 설명이 된다.

사람은 원래 귀찮은 걸 싫어하기도 하고, 새로운 건 일단 의심한다. 잘 모르면 그냥 하던 대로 한려한다. 이건 게으름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런 편향과 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대와 같은 바쁜 사회에 다른 곳에 관심을 두며 합리적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물론 자신은 그런지 모른다. [1]

당신 잘못이 아니다. 그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작업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다만, 그렇게 설계된 채로 있는 동안 세상은 계속 움직인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나는 지금도 솔직히 말하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1년 후, 어쩌면 그보다 빨리,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간격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질 것이다. 일자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력의 문제, 생산성의 문제, 결국 삶의 질의 문제가 된다.

그게 안타깝다. 진심으로.

그래서 이 글을 쓴다. 지인들에게 건네줄 수 있는 교육 자료이기도 하고, 내가 2년간 부딪히며 쌓아온 것들을 정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솔직한 이유는 하나다.

이타의 마음.

이 글이 당신의 하루를 조금 더 가볍게, 조금 더 유능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넛지가 되길 바란다. 논문보다는 따뜻하게. 유튜브보다는 솔직하게.

지금 당장 완벽하게 쓸 필요 없다. 오늘 이 글을 끝까지 읽는 것, 그게 시작이다. 다음 글부터는 당신의 실력을 하나씩 뿜뿜 올려줄 테니까....

- 낭만닥터 진사부 -


PS: 이글에 있는 것만 모두 익히면 당신은 대한민국 10% 안에는 들어갈 것이다.

모두 읽은 독자에게는 0.1%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추가적인 내용을 공유하며 함께 소통하고 싶다.


이 연재에서 다루는 것들

순서대로 읽으면 AI를 보는 관점과 사용 방식이 달라진다. 관심 있는 편부터 읽어도 맥락은 끊기지 않는다.

아래 순서를 보면 빨리 예제를 달라! 바로 쓰고 싶다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쓰다가 더 답답해지는 경우가 생긴다. 본인의 경험상 그렇다. 가능하면 처음부터 아주 쉽게 설명했으니 보고 하나씩 넘어가길 바란다. 나는 당신의 눈과 뇌에 붙은 AI가 아니라서 그렇다. 겨우 15편이다. 한 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고, 바로 써먹을 수 있다.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사용감을 잡는데 아주 유용할 것이고, 지인과 대화해 보라. 생각 외로 아는 이가 없을 것이다!

AI에게 '단어'는 없다

당신의 질문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AI는 왜 멍청해지는가

당신은 지금 얼마짜리 AI를 쓰고 있는가

아끼면 오히려 좋아진다

AI는 당신을 기억하지 않는다

대화창 하나가 AI의 뇌 전체다

파일을 올렸다고 AI가 다 읽은 게 아니다

AI가 앞말을 잊어버리는 그 순간

새 대화창, 열어야 할까 유지해야 할까

같은 AI인데 왜 나만 결과가 다를까

뼈대를 먼저 세워라

프롬프트는 주문서다

기법을 많이 쓸수록 AI는 산만해진다

나에게 맞는 AI 대화 루틴을 만들어라


다음 편

AI한테 열심히 물어봤는데 왜 맨날 엉뚱한 답이 돌아오는 걸까? 내가 질문을 못 하는 건가, AI가 멍청한 건가.


참고 자료

[1] Simon, H. A. (1955). A Behavioral Model of Rational Choice. The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69(1), 99–118. — https://academic.oup.com/qje/article-abstract/69/1/99/1919737

[1] Kahneman, D., & Tversky, A. (1979). Prospect Theory: An Analysis of Decision under Risk. Econometrica, 47(2), 263–291. — https://www.econometricsociety.org/publications/econometrica/1979/03/01/prospect-theory-analysis-decision-under-ri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