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마치 주인공 클리셰처럼 _ 9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수련하는 주인공처럼, 좌절하고 다시 일어나는 영웅처럼
저번글에서 무수한 실수와 심리적 신체적 금전적 좌절을 겪고 이러다가 끝까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스스로 세운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작업이 미뤄지고 그 와중에 또 실수를 낳고 누굴 탓하리... 내가 시켰고, 내가 디자인하고 내가 제작하는... 100% 내가 총괄, 기획, 제작, 마무리하기때문에 나에 대한 자책, 분노, 실망만 가득하며 속은 계속 답답함만 이어졌다. 그래서 결국 이러다 탈 나겠다. 싶어서 쉬기로 했다.
하루 종일 가만히 집에도 있고, 최대한 작업공간에서 멀어지고자 했다. 디자인 생각도 가급적 안 하려 일부러 드라마, 유튜브만 엄청 봤다. 주말에는 지지러 혼자 찜질방도 가서 만화책도 볼까 해서 집에서 1시간도 더 걸리는 찜질방을 갔다. 몸이 피곤하고 지치는 것도 있지만 계속 긴장상태고 집중해야 하는 것, 쉬면 불안한 상태에서 벗어나야 했다.
다시 도면을 다듬고 제작방식을 좀 바꿨다. 기존에는 5개를 만들기 때문에 하루 만에 다 재단하고~ 도미노 뚫고 (이 부분이 힘들었다.) 조립할 때 되면 힘이 빠져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그 결과가 마감에 영향을 줬다. (샌딩, 직각) 그러면 또 마감이 길어지고..
사실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었다....
이제는 하루에 1개를 만들거나 3일에 2개씩 만들고 있다.
아침> 정재단, 부분 조립+ 의자 좌판 집성, 도미노 타공
오후> 추가 도미노 타공, 최종 프레임 조립.
절대적인 목재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구분하기도 훨씬 쉬웠고. 각 단계별로 작업시간들도 줄어들면서 확실히 실수가 줄어들고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날 계획했던 모든 작업을 다 끝내지 못하더라도 적당한 시간에 집에 가곤 했다. 자취를 하는 탓에 막차도 없고 항상 주구장창 학교에 새벽까지 있다 보면 결국 다음날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당장 내일이 마감이 아니니까! 내일 와서 다시 작업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나를 환기했다.
9월은 마감은 못했지만 10개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