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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의 정의가 바뀌는 시대

신간 『AI 커머스 쇼핑 전쟁』을 추천하는 이유

by 김철민
기술의 시대에, 인간답게 소비한다는 것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선택'하며 살아갑니다. 아침에 마실 커피 한 잔부터, 퇴근길에 누를 배달앱의 버튼까지. 소비는 단지 돈을 쓰는 행위가 아니라, 삶의 방향과 취향, 그리고 가치관을 드러내는 우리의 언어입니다.


『AI 커머스 쇼핑 전쟁』은 바로 이 선택의 언어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이번 주말 데이트에 입을 원피스를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AI가 내 취향, 약속 장소, 날씨까지 고려해 완벽한 옷을 찾아주고 결제까지 대신하는 시대. PSA(Personal Shopping Agent), 그러니까 나만의 쇼핑 도우미가 내 삶에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기술과 살아가는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기술의 편리함만을 찬양하지 않습니다. 마트의 진열대 앞에서 물건을 고르며 느꼈던 소소한 즐거움, 동네 책방 사장님이 건네는 맞춤 추천의 따뜻함, 택배 아저씨의 "조심히 받으세요" 한마디. 이런 인간적 순간들이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깊은 성찰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김창수 비욘드엑스 AI커머스센터장과 함께 일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그가 이런 철학적 질문을 기술적 현실로 바꿔내는 능력이었습니다. 이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AI가 쇼핑을 바꾸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바뀐 쇼핑 속에서 인간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 이 책은 바로 그 본질적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시점에 살고 있습니다.
인간이 처음으로 '선택'이라는 고유 영역을 기계와 나누어 가지는 시대 말입니다.

PSA(Personal Shopping Agent)가 내 취향을 학습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나보다 먼저 알아챌 때, 과연 그 선택은 누구의 것일까요?


저자는 AI, 이커머스, 물류 같은 낯선 단어들 너머에 있는, 인간의 삶과 일상의 장면들을 그려냅니다. 새벽 배송을 가능케 했던 기사님의 새벽 2시를, 택배 상자 뒤의 분류 노동자를 잊지 않고 이야기하는 점에서, 이 책은 단지 기술서가 아닌 인문서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네이버, 쿠팡, 테슬라 같은 기업들의 변화와 투자 포트폴리오에 미칠 영향까지 구체적으로 분석해, 현실적 통찰도 놓치지 않습니다.


기술은 편리함을 줍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질문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느새 기술에 기대면서도 소외감을 느끼는 시대에 살게 됩니다. 이 책은 그 질문을 던지고, 함께 고민하자고 손을 내밉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현명하게 받아들이되, 그 안에서도 사람이 중심이 되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혹시 지금 당신도, '기술이 너무 빨라서 나는 뒤처진 것 아닐까?' 하고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세요. 복잡한 용어 없이도 내 일상과 닿아 있는 미래를 보여주며, 이 변화의 시대에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따뜻하고 단단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입니다.


당신이 소비하는 방식이 곧 당신의 삶이라면, 이 책은 그 삶을 조금 더 인간답게, 그리고 똑똑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보여줄 것입니다. AI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소비의 미래—그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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