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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림 Jul 23. 2023

때론 일도 쉼이 되지요

삶이 지루하기 시작한 시기에 붙인다

 “때론 일도 바로 쉼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래도! 오늘은 좀 쉬어 가자” 

오랜만에 후배이지만 교수로는 선배인 동료를 찾아 떠나 볼까?

주변의 친한 교수가 종신교수 자리까지 버리고 시골로 이주했다.

먼 길, 시골이긴 하지만 자주 놀러 와! 

라는 전언을 남기고 서울을 떠난 그를 찾아가 볼까 했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꿈꾸던 종신교수 자리까지 올랐지만, 

연구와 논문으로 인한 번아웃의 충격에 시달리며 고통받은 결과, 

정년이 한참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수직을 던져버리고 시골로 내려가는 쓸쓸한 뒷모습을 보았다.

마지막 식사자리에서 그동안 자신을 괴롭힌 옭아맸던 번아웃의 고통에서 벗어나 스스로 진정한 

자유를 찾는다고 하고는 했다. 

그리곤, 소리 소식도 없이 훌쩍 떠난 듯하다.

그리곤 메시지로 “시골이긴 하지만 자주 놀러 와. 

단, 2일 전에는 연락해!”

그런 휴식을 결심하고 행하기에는 스스로만의 믿음이 필요했을 것이다.

쉼은 삶의 보상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일보다 멋진 삶이 최우선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는 가는 어떻게 쉬는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때때로 일에서, 혹 일상에서의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나 슬럼프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가 찾아오고, 그걸 ‘번 아웃(burn out)’이라고 한다. 

번 아웃은 만성적 일로 인한 스트레스로 육체적, 심리적 좌절상태를 뜻한다. 

일에 대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 그 차이에서 번 아웃이 출발한다’ 고 한다. 

쉬어 감, 때론 쉼은 일보다 더 중요하지요. 

살아간다는 것은 “다양하고 쉬어 감의 경험을 통해 ‘나’를 이루는 여정"이라고 한다. 

어떻게 쉬어 갈지가 바로 올바른 나를 만든다는 의미이다. 

쉼, 그 쉬어 감이 주는 시 공간은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시간이기에 오롯이 자신이 만들어가거나 

채워 가야 하기 때문이다. 


 쉼은 일보다 더 필요하다고 하지만... 

일보다 쉼이 한참 우선인 시기도 있었다. 

그때는 ‘일은 신성하다’라는 신조를 금언처럼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현실세계에서는 많이 달랐다. 

그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일하지 않고 놀고먹고 사는 삶을 꿈꾼다. 

그도 그럴 것이,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일하며 보내야 하니까. 

직장인이 아니라 해도 누구에게나 사정은 비슷하다. 


일이 우리를 존엄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겠지만 삶을 자유롭게 영위하기 위한 기본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일은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하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삶에서 일이라는 걸 완전히 들어내 버리면 사람은 무기력해지기 쉽다. 

일도 인생의 중요한 일부. 때로는 자신의 가치와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중요한 수단이자, 

살아가는 보람을 주는 원천이 되기도 하는 건 분명하다.

다만 일이 우리의 인격을 함양 하지도, 

삶의 목적을 부여하지도 않는다는 건 분명하다. 

일상의 관리 대상이었던 시간 관리의 주체로 바꾸고, 

‘일의 노예’였던 나를 ‘일의 주체’로 바꾸는 것이 바로 진정한 쉼”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먼 길 떠난 동료를 찾아 쉼이 있는 여행계획을 세워 보지만 포기한다.

그 대신 오늘은 일이 쉼이라 고 믿는 나는 가방을 꾸리고, 

오랜만에 고마운 후배가 마련해 준 기업교육을 설레면서 떠난다.

 

 혹시라도 꽃을 피웠을 옥잠화가 피여 있을 곳으로 갑니다

어쩌면 이번이 지나면 더 이상 그곳을 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젠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걸 알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때론 일도 바로 쉼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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