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준민 Oct 25. 2023

듀이 <경험과 교육>

효과적인 경험학습은 어떻게 가능할까?

효과적인 경험학습은 어떻게 가능할까?      


 듀이의 <경험과 교육>은 필자가 다닌 이우학교를 만드는 데에 가장 근간이 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로 인해 나타난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기존의 교과서로부터 벗어나 경험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 학습이 진행되었다. 각각의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가 부딪치게 될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직접적인 연결이 될 수 있는 맥락을 만들었다. 이는 참평가, 상황적 인지의 관점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고2때 필자가 들은 ‘사회참여프로젝트’ 수업의 사례로 경험학습이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또한 어떤 부분들이 고려되었기에 경험학습이 가능했지를 다뤄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교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사회참여 사례들을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어떤 영역(교육, 식품업, 환경, 문화..)들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이후에는 각자 관심 있는 영역을 선택하여, 비슷한 영역의 학습자들끼리 팀을 이루게 되었다. 이는 실천공동체가 탄생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다음으로는 구체적으로 진행할 사회참여 프로젝트의 주제를 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 우리 팀은 우리의 개인적 경험과 주변 또래들의 경험들을 성찰하여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흥미를 발견할 수 있는 놀이를 할 수 있는 문화공간의 부재’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로 삼게 되었다. 이는 실천공동체가 학습의 내용을 선정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정하고 난 후, 우리 팀은 왜 우리가 PC방, 노래방, 카페를 벗어날 수 없는지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홍세화, 우석훈, 조한혜정, 그람시, 푸코, 부르디외 등의 글을 읽으며,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말초적인 자극과 소비에 학생들이 길들여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해결책으로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문화공간’ 만들기를 도출하게 되었다. 그 후에는 우리 주변 5군데 중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약 1500명의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니즈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추상적 개념화의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실천공동체가 능동적으로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나아가 해결책을 도출하고, 설문을 하는 과정은 적극적 실험의 단계라고 볼 수도 있겠다.

 우리의 해결책을 검증하기 위해 실제로 우리는 각자가 하고 싶은 놀이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았다. 나는 나를 이해하기 위한 심리학 프로젝트와 여행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참여한 중학생들의 반응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놀이가 실제로 다른 놀이문화보다 얼마나 재밌게 느껴지는지, 그리고 교육적인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하였다. 나름대로 좋은 결과가 나와 이를 기반으로 150여 명의 수련관장분들에게 우리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달라고 IR을 하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실제 스타트업을 창업하여 운영하는 과정과 같은 과정으로 말 그대로의 ‘성찰적 실천’‘참평가’가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실제로 2군데의 수련관에서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우리가 고3이 되고, 새롭게 우리의 프로젝트에 참가한 고2친구들이 이를 끝까지 이어서 할 정도의 동력을 만들진 못해서 결국 엎어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련의 프로젝트 과정을 기반으로 졸업논문쓸 수 있었다. 졸업논문을 쓰는 과정은 이전 경험을 다시금 비판적으로 성찰하여 새로운 학습에 연결하는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이런 일련의 학습과정은 실제로 현재의 필자가 진로 문제를 갖고 있는 Z세대의 문제를 발견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느낀다.

  

 이렇게 효과적인 경험학습이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는 '경험학습'이론의 틀로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슷한 것을 고민하는 학습자들을 으로 묶어주었다.

 둘째, 교과에 얽매이지 않고 학습자들의 경험을 우선하여 교육과정이 진행되었다.

 셋째, 정해진 틀이 없었기 때문에 학습자들이 자발적으로 본인들이 원하는 바를 학습할 수 있었다.

 넷째, 실제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기회(네이버 대표, 수련관장, 하자센터장, 문화인류학 교수)들을 학교의 네트워킹을 통해 제공받았다.

 다섯째, 사회에 나갔을 때 실제로 겪게 될 경험(고객검증, IR 등)을 똑같이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경험학습의 원리를 우리 회사의 <건강한 취준> 교육과정을 개발할 때나, 대학생/취준생 분들의 진로 컨설팅을 진행할 때도 활용하게 되는 것 같다. 경험을 기반으로 한 학습이 탐구가 되고, 실제 삶의 문제를 해결하게 됐을 때 사회적 주체(성공적 취업)로서 성장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듀이 #경험학습 #교육과정 #프로젝트학습 #PBL #참평가

작가의 이전글 듀이의 흥미 발달 개념과 학생중심 교육과정_논문리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