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살기 힘들다는데

by 유창엽

[2023년 10월 10일(화)]

저녁 식사 모임에 갔다. 뉴델리 시내에 사는 성당 교우가 초청했다. 지난 7월 뉴델리에 나온 후 처음으로 남의 집을 방문했다.

뉴델리 동단에 자리한 집에서 일찌감치 출발해 집 부근 소규모 몰에 들러 와인 두 병을 샀다. 교통이 막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교우 자택에 도착하니 오후 6시도 안된 시점이었다. 해당 시간대에 상습적으로 막히는 구간들 가운데 일부만 막힌 것이었다.

약속시간은 오후 6시 30분이었다. 하는 수 없이 교우 집 부근의 공원과 도로를 산책하며 시간을 벌다가 집에 들어갔다. 그 동네에는 리비아 대사관도 있었다. 주변 도로는 널찍했고 동네 전체가 안정된 느낌을 자아냈다. 아내는 서울로 치면 한남동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변 공원은 공원이라기보다는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개인 정원 같았다. 축구장 크기의 절반 정도였다. 가지가 많은 큰 나무 몇 그루에는 새들이 잔뜩 모여 앉아 큰 소리로 지저귀었다. 시끄러웠다. 그렇게 큰 새 소리를 들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호스트 교우님은 조용한 편이었지만 내면에 열정이 가득 찬 분이었다. 한국 모그룹에서 지내온 삶의 궤적을 알려주었다. 노조를 만들었다고 하는 그는 세 차례 해고 위험을 넘기는 등 운발이 억세게 좋았다고 자평했다. 현재는 퇴직자로서 뉴델리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같이 보기로 한 또다른 교우는 많이 바쁘다고 했다. 기다렸으나 결국 모임에 합류하지 못했다. 모임 후 그 교우의 부인과 딸을 차에 태워 집으로 데려다준 뒤 우리 집으로 향했다.

전이며 닭다리 조림이며 맛있는 음식을 마련하느라 고생한 아야(가사 도우미)에게 약간의 팁을 줬다. 아야는 한국인과 흡사한 인도 동북부 출신이다.

국회의장 간담회 안내판 20231011_185031.jpg

[2023년 10월 11일(수)]

김진표 국회의장 주최 동포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는 ITC마우리아 호텔에서 열렸는데, 오후 6시40분께 도착했다. 원래는 6시 30분까지 도착해 좌석을 배치받고 연습 같은 것을 해야 하는데 조금 늦었다. 호텔 경내에 차가 들어갔을 즈음 주인도 한국대사관의 영사가 전화를 걸어왔다. 어디쯤 오고 있느냐고 묻는 전화였다.

호텔에 도착해 7층 행사장으로 가니 공보비서관 2명이 내게 명함을 내밀었다. 그러면서 간담회와 관련해 내일 아침용 보도자료를 낸다기에 나는 관련 기사를 쓰지 않기로 했다. 해당 보도자료는 본사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가 쓸지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간담회에는 지상사 대표 등 21명이 참석했다. 국회의장은 참석자 모두 차례로 말을 하도록 배려했다. 그러다 보니 간담회는 오후 10시 가까이 돼서야 끝났다.

나도 한 참석자로서 마이크를 잡았다. 인도 지방정부가 영향력이 세다는 등 몇 가지 포인트로 인도를 소개했다. 복잡다기한 나라라는 데 비중을 둬 인도를 개략적으로 설명했다.

행사가 끝나고서 간담회에 함께 한 주호용 의원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다.이명수 의원은 행사장에 들어오면서 자리에 앉은 참석자들에게 명함을 돌렸기에 행사 후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간담회 참석자 면면을 보니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주최 동포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이 많이 포함됐다. 어쩔 수 없는 구조다 싶었다. 단체 대표이거나 간부, 지상사 대표가 이런 행사에 주로 참석하기 때문이다. 오늘 간담회는 참석자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대부분의 참석자는 자신이 하는 일을 대략 소개한 뒤 인도 상황이 어렵지만 열심히 잘 하겠다는 식으로 끝맺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어려운 것인지에 대한 사례를 언급하는 소수도 있었다.

각자 인도에서 살아가며 겪는 어려움은 조금씩 다르지만 인도 정부나 사회가 만들어놓은 구조 자체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주 의원은 이를 두고 '인도 주권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럼에도 우리 대사관 측은 교민이나 기업 관계자들이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비록 개선될 가능성이 작더라도 인도 정부를 향해 지속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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