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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별 Apr 05. 2024

[고전문학BOOK클럽] 헨리크 입센 <인형의 집>리뷰

샛별BOOK연구소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민음사. (125쪽 분량)


노라가 남편 몰래 먹었던 마카롱 ㅎㅎ 


  '노라의 DNA'  


  노르웨이 극작가 헤리크 입센은 《인형의 집》을 통해 연극이란 매체를 전 세계에 발전시킨 작가다. 이번 2023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극작가 욘 포세도 노르웨이 출신이라 반가웠다. (노르웨이 가고 싶은 1인) 입센은 《인형의 집》을 통해 여성들의 위치를 진단했다. 당시 여성은 가정 안에서 남편의 부속물에 불과했다. 여성은 하나의 인형처럼 예쁘게 치장하고, 웃고, 남편에게 사랑받는 존재였다. 사회는 남성중심적으로 돌아가고 여성은 자유의지 없이 가정에 붙박이장처럼 놓여있으면 그만이었다. 


  헨리크 입센이 51세에 쓴 <인형의 집>(1879년)은 2024년 기준 145년 된 작품이다. 당시 여성문제를 들여다보고 여성해방을 연극 무대에 올렸다니 페미니즘의 대부라고 불릴만하다. 가부장제 속에서 남편의 인형이었던 '노라'는 드디어 '자아'를 발견하고 집을 나간다. 이후 가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려고 했던 수많은 노라들을 생각해 본다. 지금은 그때와 얼마나 다를까. 여성해방이 이뤄졌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남성주의에 놓여있던 여성 역사 속에 우리는 싫든 좋든 '노라의 DNA'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자각하는 순간 여성은 더 이상 인형이지 않을 것이다.  


  총 3막으로 구성된 <인형의 집>의 첫 장과 끝장의 무대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도대체 노라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아늑하고 달콤한 향기가 흘렀던 거실은 막을 내릴 때  슬픈 연기로 자욱한 거실이 된다. 노라의 심경 변화가 극과 극인 연극이다. 남편을 사랑해서 했던 행동이 멸시를 당하자 노라는 더 이상 남편의 인형 역할을 포기한다. 


고전문학 샘들 감사합니다.


  남편 헬메르는 변호사였지만 새해부터  은행 총재가 되면서 노라는 풍족한 생활을 기대한다. 노라의 집은 세 아이를 둔 단란한 가정처럼 보인다. 남편은  노라에게 '종달새', '다람쥐'라고 부르며 아내를 낭비꾼, 예쁜 인형, 노래하고 춤추는 하나의 장난감으로 취급한다. 헬메르에게 노라는 말 잘 듣고 살림하는 하나의 소유물이었다. 헬메르의 가부장적인 사고방식과 언행은 노라를 거짓말하게 만든다. 그 예로 노라는 마카롱을 남편 몰래몰래 먹는다. 남편에게 낭비꾼 소리를 듣고 싶지 않은 노라다. 밖에 나가 돈을 다 써버렸다는 남편의 말에 노라는 모른척한다. 


  그러나 노라는 낭비벽이 심한 여성이 아니다. 겉으로는 노라가 한없이 유약해 보이지만 남편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남편의 병을 치유하기 위해 크로그스타드 변호사에게 돈을 빌렸던 것이다. 남편의 자존심을 지켜주려고 돈 빌린 사실을 비밀로 한다. 노라는 변호사에게 돈을 꾸기 위해 아버지의 서명까지 위조했다. 남편을 위해 범죄자가 된 노라다. 노라는 이 과거에 시달린다. 


  노라는 자신을 찾아온 린데 부인에게 지난 시절 남편이 아팠던 일을 꺼낸다. 노라는 이탈리아에서 남편이 1년간 요양하면서 치료비로 “1200탈러나 들었어. 4800크로네지.”(p.21)라며 큰돈이었다고 푸념한다. 린데 부인이 돈이 어디서 났냐고 묻자 노라는 처음에 아빠가 주셨다고 하더니 곧 “아버지는 한 푼도 안 주셨어. 내가 구한 거야.”(p.25)라며 속사정을 털어놓는다. 로라는 그동안 남편 몰래 돈을 빌려 치료했던 과정과 돈을 조금씩 갚아나간 일들을 고백하자 린데 부인은 “남편에게 한 번도 털어놓지 않은 거야?”(p.27)고 묻는다. 노라는 남편에게 말하면 “우리 관계는 완전히 깨지고 말 거야. 우리의 아름답고 행복한 가정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거야.”(p.28)고 한다.



  크로그스타드는 노라를 찾아와 은행에서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도움을 달라고 청한다. 노라는 자신에겐 그런 영향력이 없다고 하자 크로그스타드는 예전에 작성한 차용증서 얘기를 꺼낸다. 크로그스타든 노라에게 당신의 아버지는 9월 29일에 돌아가셨는데 차용증서의 서명이 맞지 않다며 “10월 2일이라는 날짜와 연도를 쓴 것이 아버님의 필체가 아니”(p.45)라고 말한다. 그러자 노라는 “아버지의 이름을 쓴 건 저예요.”(p.45)라고 자백한다. 노라는 아버님이 편찮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자 크로그스타드는 “하지만 그때, 그렇게 저를 속이는 거라는 생각은 안 했습니까?” 되묻는다. 노라는 “그것까지 신경을 쓸 상황이 아니었어요.”(p.46)라고 말한다. 크로그스타드는 이 모든 사실을 노라의 남편에게 편지로 말할 계획이라고 협박한다. 


  린데 부인은 크로그스타드 씨에게 쪽지를 보내 노라 집으로 와달라고 부탁하자 그가 찾아온다. 린데 부인은 자신이 너무나 공허하고 외롭다며 크로그스타드 씨에게 “당신의 아이들은 어머니가 필요하죠. 우리 둘은 서로가 필요해요.”(p.93)라며 함께 가정을 만들자고 청한다. 이 말을 들은 크로그스타드는 헬메르에게 보낸 편지 얘기를 꺼내며 “내 편지를 돌려 달라고 하겠습니다.”(p.94)한다. 그러자 린데 부인은 “안 돼요, 크로그스타드 씨. 편지를 돌려 달라고 하면 안 돼요.”(p.95)말하고, 노라가 빚을 남편 몰래 졌다는 사실에 대해 “헬메르 씨는 모든 일을 다 알아야 해요. 이 불행한 비밀은 밝혀져야 해요.”(p.95)라고 주장한다. 





  파티에서 돌아온 헬메르와 노라는 린데부인과 랑크를 만난다. 그들이 돌아가고 헬메르는 편지함에서 크로그스타드의 편지를 발견한다. 편지를 손에든 헬메르는 놀라 노라를 부른다. 헬메르는 “이게 뭐지? 이 편지에 쓰인 건 무슨 말이야?”라며 노라를 추궁한다. 편지에 대한 설명을 들은 헬메르는 “당신은 나의 행복을 모두 부서뜨렸어.”(p.109)라며 노라에게 비난의 말을 쏟아낸다. 이어 크로그스타드가 차용증서를 돌려보내자 이를 받은 헬메르는 다시 노라에게 “나는 당신을 모두 용서했어.”(p.112)라는 말을 한다. 헬메르의 태도변화를 듣고 노라는 좌절하고 결단을 내린다. 자신은 이 집의 인형이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남편 곁을 떠난다. 남편의 사랑이 얼마나 얕은지 확인됐다. 


  연극은 극적인 결말을 연출하며 막을 내린다. 노라는 아이들과 남편, 집을 자주 생각하겠지만 이제 확실하게 원하는 삶을 알았다고 전한다. 더 이상 인형의 집에 갇혀 인형 노릇을 하기 싫다고 말하는 노라. 남편은 노라를 향해 떠나지 말라고 매달리지만 노라는 이제 끝났다고 말한다. 그런데 노라가 가는 곳은 친정이다. 여자가 집을 나가면 갈 수 있는 곳이 친정. 지금이야 상황이 달라졌지만 그때는 한계였으리라. 우선 친정에 머물며 노라는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준비를 할 것이다. 더 이상 자신을 속이지 않고, 누구의 인형이 아닌,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한다. 남편을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 


  아!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지금도 노라처럼 살고 있는지. 인형의 집을 지키고 있는지. 가정, 남편, 아이들이라는 굴레에 인형노릇을 하고 있는지. 왜 이 책이 아직도 읽히고 있는지. 씁쓸한 밤이다. <인형의 집>이 더 이상 읽히지 않길 희망하며. 


필사도 열심히 하는 고전문학 샘들~ 최고! 



노라이즘 Noraism


노라이즘: (명사) 사회 남녀 불평등의 인습에 반항하여 인간으로서의 여성의 지위를 확립하고자 하는 주의. 또는 그런 운동.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의 여주인공 이름인 노라에서 유래하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발췌



노라:(주머니에서 마카롱이 들어 있는 봉투를 꺼내어 몇 개를 먹는다. 그러고는 조용히 걸어가서 남편 방의 문에 귀를 대고 엿듣는다.) 응, 집에 있구나. 

헬메르:(자기 방 안에서) 거기 밖에서 지저귀는 건 종달새인가?

노라: (상자를 여는 중이다.) 예, 그래요.

헬메르: 거기서 바스락대는 건 다람쥐인가?

노라: 예!

헬메르: 다람쥐가 언제 집에 왔지?

노라: 방금 왔어요.(마카롱 봉지를 주머니에 넣고 입가를 닦는다.) 토르발, 나와 봐요. 그럼 내가 뭘 사 왔는지 볼 수 있으니까요.

헬메르: 방해하지 말고! (잠시 후 손에 펜을 들고 문을 열어 내다 본다.) 샀다고 그랬어? 저기 저것 모두? 낭비꾼 작은새가 밖에 나가서 또 돈을 다 써 버렸다는 말인가?

노라:하지만, 토르발, 금년에는 좀 마음대로 해도 괜찮잖아요? 우리가 돈을 아끼지 않아도 되는 첫 성탄이잖아요. 

헬메르:음, 하지만 말야. 낭비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 

노라: 토르발, 지금도 조금은 낭비할 수 있죠, 그렇죠? 조금, 아주 조금만요. 이제 당신은 월급을 많이 받고 돈도 아주 많이 벌게 될 거예요. 

헬메르: 그래, 새해부터 그렇지. 하지만 첫 월급을 받으려면 아직 네 달이나 있어야 하는걸.

노라: 에이, 그때까진 돈을 꾸면 되죠. 뭐.

헬메르: 노라! (그녀에게 다가가 장난스럽게 귀를 잡아당긴다.) 또 경박해지는군. 내가 오늘 1000크로네를 빌리고 당신이 그걸 크리스마스 주간에 다 써 버렸는데 금년의 마지막 날에 내가 머리에 기와라도 맞아서 쓰러진다면……. (p.10-11)




헬메르: (손가락으로 위협하며) 군것질쟁이가 오늘 시내를 뜯어 먹고 다니지는 않았겠지?

노라: 아니요. 그런 생각을 해요?

헬메르: 군것질쟁이가 정말로 과자 가게에 안 들렀다는 말인가?

노라: 예, 토르발. 정말이에요.

헬메르: 잼을 조금 맛보지도 않았고?

노라: 안 그랬어요.

헬메르: 마카롱을 한두 개 먹지도 않았고?

노라: 안 먹었어요. 토르발. 정말이에요.

헬메르: 그래, 그래, 내가 허튼소리를 하는 거겠지.

노라: (오른쪽 탁자로 간다.) 내가 어떻게 당신을 거역하겠어요. (p.15)



노라: 아버지는 한 푼도 안 주셨어. 내가 구한 거야.

린데 부인: 네가? 그 큰돈을?

노라: 1200탈러, 4800크로네. 어때?

린데 부인: 하지만 노라, 어떻게 그렇게 했어? 복권이라도 당첨된 거야?(p.25)

노라:(깔보듯이) 복권에 당첨돼? 그건 능력도 아니지. 

린데 부인: 하지만 그럼 그 돈을 어디서 구했어?

노라: (흥얼거리며, 비밀이라도 있는 듯 미소 짓는다.) 흠, 랄랄라!

린데 부인: 돈을 빌릴 수는 없었을 텐데?

노라: 안 돼? 왜 안 되는데?

린데 부인: 여자는 남편의 동의 없이는 돈을 빌릴 수 없으니까 말이지.

노라:(고개를 뒤로 젖힌다.) 일을 처리할 능력이 좀 있는 여자라면, 머리를 쓸 줄 아는 여자라면, 그런 경우에는 …….

린데 부인: 하지만 노라,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데.

노라: 알 필요도 없어. 내가 돈을 빌렸다고 말한 것도 아니니까. 다른 방법으로 얻었을 수도 있잖아. (소파에 깊숙이 몸을 기댄다.) 나한테 푹 빠진 애인한테서 받았을 수도 있지. 나처럼 매력 있게 생겼다면 …….

린데 부인: 너 미쳤구나.(p.26) (...)


노라: (...)그리고 그에게 돈을 빌려도 괜찮지 않겠냐고 제안도 했지. 그랬더니 크리스티네, 남편은 화를 내려고 했어. 그리고 내가 경박하다고 하면서, 나의 변덕을 다스리는 것을 남편으로서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지. 그가 그렇게 말했어. 나는 생각했지. ‘그래요, 알았어요. 그래도 당신을 구해야 해요.’ 그리고 수를 찾았어. (p.27)


린데 부인: 그렇게 해서 얼마나 갚을 수 있었어? 노라: 정확하게는 모르겠어. 이런 돈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거든. 어떻게 건 긁어모을 수 있는 돈을 다 보냈다는 것만 알뿐이야. 어찌해야 좋을지 전혀 모를 때도 종종 있었어. (미소 지으며) 그럴 때는 앉아서, 나이 많고 돈 많은 남자가 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어떨까 상상하기도 했지. (p.29)




린데 부인: 크로그스타드 씨, 이미 한 번 다를 사람을 위해 자신을 판 사람은 다시는 그렇게 하지 않아요.

크로그스타드: 내 편지를 돌려 달라고 하겠습니다.

린데 부인: 안 돼요, 안 돼요. 

크로그스타드: 물론 되죠. 나는 헬메르에게 내려오라고 청하겠어요. 그에게 내 편지를 돌려 달라고 하지요. 이 편지는 나의 해고에 관한 것일 뿐이라고 하고, 읽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요.

린데 부인: 안 돼요, 크로그스타드 씨. 편지를 돌려 달라고 하면 안 돼요.

크로그스타드: 하지만 부인이 나를 여기로 불러낸 건 그 목적이 아니었나요?

린데 부인: 처음에는 놀라서 그러려고 했지요. 하지만 이제는 꼭 하루가 지났어요. 그리고 그동안 나는 이 집에서 정말 믿을 수 없는 일들을 봤어요. 헬메르 씨는 모든 일을 다 알아야 해요. 이 불행한 비밀을 밝혀져야 해요. 두 사람은 자기들 사이의 모든 일을 해명해야 해요. 이렇게 계속해서 감추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요.

크로그스타드: 아, 그래요. 그럴 용기가 있다면……. 어쨌건 한 가지는 할 수 있죠. 그리고 그 일 한 가지는 당장 해야 합니다.(p.95) 



헬메르: 당신은 한심하기도 하지……. 대체 무슨 일을 한 거요?

헬메르: 아, 깨어난다는 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팔 년 내내……. 나의 기쁨이며 자랑이던 그녀가 사기꾼이며 거짓말쟁이, 아니, 그보다 더한 범죄자였다니!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이렇게 흉한 일이었다니! 아, 아! 

헬메르: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어야 하는 건데. 내가 예측을 했어야 하는데. 당신 아버지의 경박한 성향-그래! 당신 아버지의 경박한 성향을 당신도 물려받았지. 종교도, 윤리도, 책임감도 없어. 아, 그런 사람을 너그럽게 감싼 대가는 비싸기도 하지! 

헬메르: 당신은 나의 행복을 모두 부서뜨렸어. 나의 모든 미래를 당신이 망가뜨렸지. 아,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야. 나는 양심이라고는 없는 사람의 손안에 들어 있어. 그는 나를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나에게 무엇이든 요구할 수 있고 명령할 수 있지. 나는 이제 아무 소리도 못해. 나는 이렇게 무너져서, 경박한 여자 때문에 망해야 해!

헬메르: 하지만 당신에게 아이들을 키울 권리를 줄 수는 없어. 당신에게 그건 맡기지 못하겠어. 오늘부터 행복은 없어. 나머지를, 나무 밑동과 껍질을 건지는 것만 남았어.(p.108-110)



헬메르: 집과 남편과 가정을 버리다니! 그리고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는 생각도 안 하다니!

노라: 그것까지 고려할 수는 없어요. 나는 이렇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만 알뿐이에요.

헬메르: 저런, 기가 막히는군. 그렇게 당신의 거룩한 의무를 저버릴 수 있다니. 

노라: 나의 거룩한 의무가 뭔가요?

헬메르: 그럴 내가 말해야 아나?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책임이 아닌가! 

노라: 내게는 다른, 그만큼이나 거룩한 의무도 있어요.

헬메르: 아니, 없어. 대체 무슨 의무지?

노라: 나 자신에 대한 책임이에요.

헬메르: 당신은 우선적으로 아내이며 어머니야.

노라: 그 말은 더 이상 믿지 않아요. 나는 내가 우선적으로 당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이라고 믿어요. 최소한, 그렇게 되려고 노력할 거예요. 토르발,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신이 옳다고 할 거예요. 그리고 책에도 그런 비슷한 말들이 있죠.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말로 만족할 수 없고 책에 쓰여 있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어요. 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을 찾아야 해요.

헬메르: 당신은 이 집에서의 당신의 위치에 대해 설명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질문에 대한 확실한 인도자도 없잖아? 당신의 종교는?

노라: 아, 토르발, 나는 종교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겠어요. (p.118-119)




노라: 당신이 아주 확실하게 모든 책임을 지고 “모두 내 잘못입니다.”라고 말할 줄 알았어요.

헬메르: 노라!

노라: 당신은, 내가 당신의 그런 제안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라고 말할 거죠? 그래요. 물론이죠. 하지만 내 약속이 당신 약속 앞에서 무슨 힘이 있겠어요? 내가 궁금해하면서 기대한 놀라운 일은 바로 그것이었어요. 그리고 그 일을 막기 위해서라면 나는 내 생명도 바칠 수 있었어요.

헬메르: 나는 기꺼이 밤낮으로 당신을 위해 일하겠어. 노라, 당신을 위해 걱정하고 염려할 거야. 하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명예를 희생하는 사람은 없어.

노라: 수십만 명의 여자가 그렇게 했어요.(p.1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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