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다이어트

투자와 먹는 것의 공통점

by BH


포트폴리오의 의미

투자를 잘하려면 포트폴리오 잘 짜야한다고들 한다. 뭔말인지 대강은 알겠는데 그래서 포트폴리오는 뭐냐고 물어보면 무슨 계획세우는거? 하고 머뭇거린다. 자주 쓰는데 정확한 뜻도 몰랐네 싶어 사전을 찾아 보았다.


port·fo·li·o /pôrtˈfōlēō/ 명사
1. 스케치나 지도 등 낱장의 종이를 담는 크고 납작한 케이스, 예 "그가 스스로 만든 포트폴리오"
2. 개인이나 기관이 세운 투자의 내용 혹은 범주, 예 "포트폴리오에서의 수익"


역시나 내가 짐작했던 두가지가 예시로 나왔다. 모델이나 디자이너들의 포트폴리오 어쩌고는 남들 얘기할때 가끔 들었고 나는 예술과 거리가 있어 그런지 주로 투자나 돈관련 화제에서 많이 접했다.


오늘은 이 포트폴리오에 대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성공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전략 뭐 이런 멋진 주제는 아니고 생뚱맞지만 다이어트와 식단 세계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것이다.

포트폴리오 다이어트?

워낙 다이어트 종류가 많고 매년 늘어나는 터라 더이상 놀랄게 있을가 했는데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라니. 유별난 식사법에 관심 없는 나까지 낚은거보면 이름한번 제대로 지었다.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웬지 경제적이면서 손해보지 않게 살을 관리해줄 것만 같다. 그럼 이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를 이해하기 위해 투자에서의 포트폴리오를 먼저 집어보겠다.


성공적 포트폴리오는 종목선택?

내 이야기를 먼저하자면 난 금융상품의 위험등급(1~6)중 6등급보다 높은것들은 다 내 돈 떼먹는줄 았고 살았다. 그러다 돌연 용기내어 금융자산을 구매한지는 몇년 안되었고 아직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전문적으로 차트를 읽고 정해둔 수익률에 도달하면 용이주도하게 이익을 실현하는 수준은 아니고 그냥 사서 한동안 묵혀두다가 가끔 생각나면 은행이자와 수익을 비교하는 정도다. 지금껏 여러 험한 기간이 있었고 특정시장이나 종목이 물에 잠기기도(물리기) 있지만 다행히 전체적인 연평균수익이 은행예적금 이자보다 높다. (몇몇 잡코인에 떼인 돈은 자산의 1% 미만이라 대손처리)


은행이자율보다 높은게 투자의 성공이 아니라서 투자전략을 논할 주제는 못되고 그저 개미가 처음 겪은 투자시장의 들끓는 욕망, 유혹 그리고 두려움은 안다. 개미들을 대상으로 투자의 노하우를 알려준다는 자칭 전문가들은 보석같은 종목으로 채운 포트폴리오를 강조했다. 초보인 나도 빨리 돈되는 '종목'을 골라 성공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그당시 종목에 대한 집착은 남들이 가잔 화려한 종목이 나만 없다는 두려움(FOMO)에 더 가까웠다.


지금 글쓰는 시점에서 금, 은, 삼전, 비트코인, 구글이 담긴 바구니는 성공종목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그런데 불과 3년전만해도 금 1그람에 칠만원, 은 1온스는 25불, 삼전은 겨우 육만전자였다. 당시엔 어디다 말하기도 부끄러운 종목들이라 입틀막, 땅치며 후회하던 포트폴리오다. 그리 길지않아도 남들 만큼 굴곡의 투자경험을 해보니 시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종목으로 과연 자산의 상태, 잠재성 혹은 투자 성적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좋은 포트폴리오라는 것이 특정 종목이나 섹터라기 보다는 더 큰의미로 일상의 소비패턴 그리고 현금흐름에 대한 매일의 의사결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도달했다.


부를 대하는 마음부터 포트폴리오

투자의 아버지라는 워렌버핏, 그가 가진 주식종목을 고대로 따라 산다고 그와 같은 부를 이룰 수 있을까? 버크셔헤서웨이가 보유한 종목을 작은 사이즈의 포트폴리오로 만들 수는 있어도 성공을 보장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그가 지금 보유한 종목들은 부를 만들어준 원인이라기보다는 최종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를 닮고 싶다면 현재 얼마나 부유한지 확인하는 것 보다는 어떤 방식과 과정으로 거기에 도달했는지에 관심을 두는게 적절하다. 하지만 부자를 동경하는 사람들은 쓸 돈이 많다는 것 외에 정작 그 돈이 어떻게 모이는지엔 관심이 없다.

버핏의 부 99%이상이 50대 이후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지금 자산의 1%가 모이는데 인생의 절반을 쓴 것이다. 그 1%가 만들어지는 수십년의 준비기간이 과연 스펙타클 했을까? 글쎄요. 경제활동으로 꾸준하게 돈을 모으로 쓸데없는 소비를 줄여 최대한 투자하고 다시 돈을 모으고를 반복하는 과정이 그리 흥미진진할거 같지않다. 추측하는 거지만 아마도 그 역시 가끔 이걸 왜 해고 있나 싶을 정도로 반복적이며 때론 지루한 일상아니었을까?


반면 SNS에 부를 플렉스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주로 자극적인 돈자랑을 포트팅 한다. 돈자랑 컨텐츠를 특별히 싫어하지는 않는다. 단지 돈을 써제끼 컨텐츠를 만든다고 그 사람이 부자라 판단하지 않을 뿐이다. 부는 돈이 안으로 쌓인 결과이며 밖으로 나오지 않는 돈을 눈으로 확인할수 없으니 찐 부자는 티가 안난다.

'돈지랄'은 그 반대이다. 돈을 계속 밖으로 태워야 빛이 나며 더이상 태울 돈이 없을때가 바로 탕진이다. 금수저는 그런 탕진을 막아주는 가족방패가 있다 의미다. 금수저가 가족의 덕분에 탕진하지 않고 계속 돈을 쓸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부를 유지하는 능력을 얻기 전까지는 진정한 '부'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1.jpg 돈태움


부의 대표격인 워렌버핏이 돈자랑하는 것을 본적이 없고 그가 즐겨먹는 맥도날드 버거와 코카콜라는 인스타에 올릴 섹시푸드가 아니다. SNS에서 보이는 부자의 이미지는 왜곡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진짜 부자들의 일상생활은 돈태움의 자극보다는 몰입, 수고 그리고 지루함이 섞여있을거라는게 내 추정이다. 마찬가지로 성공 포트폴리오라는 것도 모두가 열광하는 텐배거(Ten bagger)종목이라기 보다는 검소하게 세어나가지 않는 현금 흐름을 만들고 금융자산으로 성장는 방향으로 유지하는 일상이 수십년 누적된 결과라 생각한다.


섭취와 투자의 공통점: 과정에서 가치를 쌓아라

제목이 다이어트인데 너무 돈얘기만 한거같지만 다이어트와 투자가 서로 많이 닮아서 말이 길어졌다

주변에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나에게 뭘 먹어야 하는지 물어본다. 투자 처음하는 사람이 당장 뭐 사야하는지 집착하는것과 비슷하다. 처음엔 이런 저런 음식을 있어 보이게 포장해 답해주었지만 지금은 그냥 웃는다. 질문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나 역시 그때그때 끌리는 걸 먹기 때문이다.

질문하는 이들은 내가 오랜기간 채식을 하니깐 채식음식에 건강비결이 있을거라 여긴다. 그런데 채식한다는 건 식재료가 식물유래라는 의미일뿐 몸과 마음의 건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내가 적정체중을 유지하고, 현대인의 만성병이 없는 비결이 있긴하다.

그게 매일 하루 한개 이상씩 먹는 오이인가? 아니면 한줌씩 먹는 호박씨 아님 호두인가? 이마트 충성고객인 내가 남들 몰래 혼자만 먹는 특별한 음식이 있을리 없다.

굳이 남과 다른 비결이라고 한다면 밥을 직접 해먹는다는 것이다. 집밥을 고를 이유를 한번 풀어보겠다.


일요일 오전 티비를 켜면 주로 환골탈퇴한 몸짱, 몸신의 일상을 관찰하며 비결을 찾는 프로가 나온다. 늘 결론은 유별난 비법식재료이고 매 출연자마다 그 비결은 돼지감자, 아보카도, 브라질넛, 새싹보리가루, 올리브오일스틱, 애사비스틱,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스틱 등 다채롭다. (공교롭게도 항상 이들은 동시간대에 홈쇼핑에서 특가로 나온다.)

그림1.png 온갓 몸신과 몸짱들

그런데 왜 이들 프로는 몸신들이 개별적으로 하는 특이한 것만 부각시키고 공통적인 면은 외면할까. 각자 다른 비결을 말하지만 이들 모두가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스스로의 밥을 직접 만들어 먹는 공통점이 있는데 말이다.


물론 대중에게 식재료 다듬고 씻고 밥차리는 건 그저 가사노동일 뿐이고 엄마의 집밥은 외식하지 못할때 어쩔 수 없이 먹는 기본옵션정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항상 제공되어 존중을 못 받는 것은 결핍되면 진가가 드러난다. 사회초년생들이 집에서 독립할때 처음엔 하고싶은것 먹고싶은것 맘껏하며 즐긴다. 하지만 결국 집안은 난장판이되고 사먹는 밥은 돈도 많이 드는데 먹을때는 맛있는듯하지만 몸은 무거워지고 기력은 오히려 떨어진다. 정신차리고 엄마밥을 흉내내보지만 해보면 그 별거아닌 밥에 엄청난 공력과 시간이 들어감에 새삼놀란다.

요즘 사먹는 점심한끼가 보통 10000원대이다. 식당이 지속하려면 식재료원가가 가격의 30%대라 10000원을 내고먹은 음식의 실제 가치는 3000원대이다. 그런데 일주일치 장을 봐서 도시락을 만들면 한끼당 재료값 5000원 전부가 음식의 가치이다. 일주에 셀프도시락 3만5천원, 사먹는 밥 7만원이면 더 질좋은 점심에 비용은 절반이다. 그동안 하찮게 여겼젔던 집밥이 사실은 경제적으로 양질의 에너지원을 얻는 비결이었다.

다만 집밥에서 라면 끓이기나 또띠아에 시판 토마토소스와 치즈 올려 피자 만드는 것은 빼야한다. 집에서 만들되 공장이 아닌 자연에서 온 식재료를 직접 손질해서 요리하는 것이 집밥이다. 햇반을 데워 스팸굽고 조미김을 곁들이는 것 역시 에서 조립한일 뿐 식재료에 가치부여하는 과정은 없다.


좋은 식재료를 장 보는 것부터 식재료를 깨끗하게 다듬는 일 그리고 먹을 수 있게 만드는 일은 집안 배경이나 지능과 상관없이 묵묵히 시간과 에너지를 갈아넣어야 익힐 수있다. 집밥의 결과는 몸에 좋은 에너지원이고 질좋은 연료를 꾸준하게 공급하면 돈을 꾸준히 모으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투자이익인 건강을 보장받는다. 다만 아낀 인건비가 어디 사라진게 아니라 내 노동력으로 때워야 한다는게 함정이다.


그럼에도 집밥은 하기싫다

내가 자주받는 질문세트에 채식해서 인생이 바뀌었냐도 있다. 하지만 난 '먹는걸로 인생이 바뀔까요' 라고 되묻는다. 채식이 맛없다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맛있는 채식만 먹어서 그런지 먹을때가 제일 즐겁다. 그리고 이제껏 기분좋게 즐기는 쉬운 일을 해서 내 인생이 나아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건강이나 삶이 좀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려할때 해야할 일은 즐거운 일이 아니라 필요한 일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바뀐건 채식을 먹는 것이 라기보다 채식밥을 만들어 먹고 나서다.


그런데 인생에 필요했던 일들은 애를 쓰고 에너지를 쏟아야했다. 공부가 그랬고 마라톤이 그랬으며 집밥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하자마자 도파민이 솟구치거나 짜릿한 즐거움은 없고 고되기 때문에 하고 싶을때란 절대로 오지 않는다. 의무적으로 시간을 할당해서 하다보면 아주 가끔 보람이 찔끔 느껴지는게 전부다. 내가 자주 남이 해준 밥, 빵, 과자에 과도하게 열광하는 것은 집밥의 괴로움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얼마나 괴롭던지 때론 마라톤 풀코스 뛴다는 느낌도 든다. 토요일에 밀프렙한다고 한번 주방에 들어가면 식재료 씻고 다듬고 자르고 찌고 조리고 볶고 마지막 설겆이까지 거의 세시간 레이스 코스같은데 막바지에선 35키로, 마의 구간을 통과할때 느낌이 난다. 아무리 한번에 대량조리를 하고 설겆이거리를 최소화해도 더이상 줄일 수 없는 작업은 남고 그게 또 그렇게 하기싫다. 이렇게 도비의 노동은 끝이 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든 집밥을 남에게 미루려는 걸지도 모른다.

집밥을 외면하고 싶은건 하기 힘들어서도 있지만 수고로움을 1도 하지 않고 편하게 집밥을 받아먹는 사례가 자주 목격되기 때문이다. 이 행운아들이 심지어 엄마나 배우자가 차려주는 밥을 고마움도 모른체 꿀을 빨고 있다면 불공평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한다. 난 이들이 아래 셋 중 하나라고 본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
현생에 나라를 구하고 있거나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를 착취하는 중


전생이나 현생에서 대단한 일을 한 사람들은 지금 자기 복을 누릴 자격이 있으므로 그리 선망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희생을 깔고 집밥을 해결하는 방식역시 내 취향은 아니라 따라하고 싶지 않다. 어릴때 엄마가 내게 바라는거 없이 집밥으로 챙겨준건 감사한 일이지 당연한게 아니다. 그러니 지금 아무도 내게 집밥을 안챙겨 준다며 하늘을 원망하기 보다는 성인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하는 내밥 챙기기를 지금부터 하면 된다.


먹거리에서 성공 포트폴리오의 비결

결론적으로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는 대부분 식단과 마찬가지로 이렇게 먹어라 하는 기준이 있다. 채식기반 다이어트이며 매일 견과류 45g, 점성식이섬유 (예, 보리, 오트)20g, 식물성스테롤 2g 그리고 식물성 단백질50g 을 채워서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낮아지고 심혈관질환발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럴줄 알았어' 채식하라는 거잖아 라고 반응 할 수도 있지만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만 먹으라는 게 아니며 이게 완전채식일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원래 잡식이라 육식이라 우기는 사람도 고기만 100% 먹지 않는다. 또한 점성식이섬유나 식물성스테롤에 뭐가 들어가는지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그냥 집히는 대로 먹으면 절반이상은 식물성 음식을 먹게 되고 그중에 곡물, 견과류, 하다못해 참기름도 얼마간 먹게 될거니 저절로 대강 비율은 맞아 들어간다.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라고 이름붙인 유별난 제품도 없고 추가할 영양제, 보충제도 없다. 단 공장에서 나오지 않은 신선한 재료로 집밥을 해먹는다는 전제하에서다. 고기를 먹든 안먹든 집밥하는게 힘들지 그 수고를 견디면 자연스레 영양균형이 맞춰져 몸으로 잘 전달된다.


마치 금, 은 미장, 국장, 비트코인 뭘 살지 고민하는것보다 근로생활로 얻은 자금으로 새지않는 현금흐름으로 만드는 생활습관이 더 중요한 것과 같다. 사실 그동안 투자에서 난 뭘 사도 크게 손해를 보지 않았다. 하지만 나랑 똑같은 것을 샀는데 모두 잃었다고 고백하는 유튜브영상을 심심치않게 발견한다. 내가 그들과 달랐던 건 같은 종목이라도 다들 지긋지긋해 할때 샀고, 폭락장에서 떨어지는 칼날같은 것을 받아서 피 흘려도 그냥 꾹참고 있었을 뿐이다. 그럴 수 있었던건 상승장에서 흥분해서 전재산 몰빵하지 않았고 하락장에서 레버리지때문에 청산 당하는 일이 없어서다.

투자는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며 조급하게 만드는 남의 훈수에 휘둘리는 대신 장기적 방향으로 성장성을 확인되는 것들이 가격이 낮아지면 세일이라 여겨 조금씩 사고 사팔사팔하지 않는다.

식전에 애사비를 먹으면 혈당이 낮아지고 일어나자마자 무슨 스틱을 하나 짜먹고 뭐 이런 제품들은 투자의 밈코인이나 잡주들의 유혹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건강한 식단의 핵심원칙은 질좋고 신선한 식재료에 있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있지 않다.



마무리

늘 그렇듯 말만 청산유수였다. 실제는 진짜 밥하기를 싫어하고 돈만 많이 벌면 반드시 가정부를 두겠다는 허황된 꿈을 꾸는 직장인이다.

집밥: 시지푸스의 형벌

생활의 '잡일'이 마치 영원히 바위를 산위로 밀어올려야하는 시지푸스의 형벌처럼 느껴질때도 있지만 평정을 되찾으면 그 '잡일'의 고통은 통증이라기보다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수고로운 감각이었다. 결국 아리고 시린듯 썩 기분좋지 않은 느낌은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 정서이고 내가 가는 방향이 맞다는 증거이다. 이에 반해 도파민 같이 몰아치는 쾌락과 짜릿함은 짧게 양념같은 순간이지 삶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없고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피드백이 아니었다.


짧은 찰나의 쾌락을 쫏기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하기 싫은 일을 저금하듯 해버리면 분명 시간차가 있어도 결과는 반드시 오고 괴로운 만큼 성장하게 된다. 가만히 보면 건강해지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어서 과학과 경제학을 쫒아가는데 결국 그끝에는 언제나 철학적인 원칙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일을 받아들일때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된다는 것이다.


신박한 다이어트라더니 투자이야기를 실컷하다가 집밥해먹어야한다며 마무리를 하게 된다. 별거 아닌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지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여기 그런 사람 한명 더 있으니 가볍게 읽고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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